[인터뷰] 이것은 너를 기억하는 방법이야 - 영화 〈장기자랑〉의 이소현 감독 인터뷰

이것은 너를 기억하는 방법이야.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 어머니들의 연극 「장기자랑」과 그분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장기자랑〉. 웃기면서도 슬픈 이 영화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재미있고 세련되고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일러줍니다. 〈장기자랑〉을 연출한 이소현 감독을 만나 영화 제작 과정에 관해 들어보았습니다.


영화 〈장기자랑〉 포스터



Q. 의도하지 않게 아이돌 버금가는 스케줄을 보내셨다지요?

지난주에는 부산에 다녀왔고, 오늘(4/24)은 인디스페이스에서 GV가 있어요. 영화 관객이 많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극장을 통째로 빌려서 상영회를 해 주시는데, 감사합니다 하면서 참석하기도 하고요. 지금까지 일곱 번 정도 관객과의 대화를 한 것 같고, 4월 28일 금요일에는 노원 더숲 시네마에서 저하고 예진 엄마, 수인 엄마, 김태현 감독님이 관객과의 대화를 하고, 토요일에는 대구에 가요. 



Q. 문소리, 전석호 배우가 응원을 다녀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네, 문소리 배우님이 오셔서 몰래 보고 가셨다는 이야기를 영화사 관계자분께 들었어요. 알았다면 발 벗고 뛰어나가 인사를 했을 텐데. 그분께서 청룡영화제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발언 하셨잖아요. 세월호가 아직까지 진상 규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얼마나 더 해야 세월호, 이태원 참사의 진상이 밝혀질 수 있을까 소회를 남겨주셨다고 해요. 


전석호 배우는 제가 예전에 세월호 관련 영상을 만든 적이 있는데, 안산시 쪽에서 유명한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때도 도움을 청했던 친구예요. 그 제작비 안에서 구할 수 있는 유명인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대학교 후배인 전석호 배우에게 전화를 했는데, 지금 바쁘다고 끊더니 새벽 한 시인가 만취한 상태로 전화를 했더라고요. 진실 규명이 중요하지 출연료 따위가 뭐가 중요하냐, 그러면서 정말 열심히 해 주었어요. 이번에는 영화랑 아무 상관없이 그냥 옆에만 앉아만 있으라고 했어요. 예진 어머니가 정말 좋아하셨어요. 전석호 배우가 예진 어머니한테 연극쟁이 다 되셨네,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연기자한테 인정받았다고 좋아하시더라고요.


〈장기자랑〉을 연출한 이소현 감독



Q. 관객 분들과 어떤 대화를 주로 나눴나요?

그동안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고 활동해 왔는지에 따라 이 영화를 아주 다르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요. 어머니들이 전적으로 진실 규명을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데도 규명 활동에 적극적이셨던 분들은 진실 규명에 대한 영화라고 말씀을 하시고, 참사 때는 슬퍼했지만 세월이 흐르며 잊고 계셨던 분들은 다시 기억할 수 있게 하는 영화라고 하시고, 본인이 어떤 경험을 했느냐에 따라 제 의도와 상관없이 영화가 받아들여지는구나 생각했어요. 



Q. 어떤 계기로 이 영화를 찍게 된 건가요?

저는 연극영화과를 나왔고, 영화 사운드를 전공했어요. 그런데 제가 예전에 다큐멘터리를 하나 만드는 바람에 희한하게 저를 다큐멘터리 동시 녹음 팀에서 많이 불러요. 그 덕에 NHK에서 제작하는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 동시 녹음을 하게 됐는데, 다들 일본 사람인데 저만 한국 사람이니까 세월호 가족분들이 저를 좀 편하게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인서트 촬영 때는 동시 녹음을 안 하거든요. 그런 시간에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영화에 출연하는 생존 학생 애진 어머니도 그때 만났어요. NHK 다큐 제작진이 애진이한테 배 안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묻는 장면이 있었어요. 애진이가 펑펑 울며 한동안 말을 못하다가 뭐라고 대답을 했는데, 나중에 애진 어머니가 저한테 그러시더라고요. 사실 생존 학생 그 누구도 트라우마 때문에 그때 배 안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언론에서 워낙 자주 물어보니까 생존 학생들끼리 정해 놓은 말을 하는 거다. 사실 저는 그분께는 NHK 직원이나 다름없었을 텐데, 그런 말씀을 왜 저한테 해 주시는 걸까 생각하다가, 참사 피해자들이 왜 참담한 상황을 증언하면서 고통스러워해야만 하는 걸까 의문을 갖게 되었어요. 


그런 인연으로 세월호 엄마들이 모여서 만든 연극 〈장기 자랑〉에 초대를 받았어요. 연극을 보러 갔는데, 작년에 찍은 연극 홍보 영상이 너무 별로다, 다시 찍고 싶다, 그러시더라고요. 그런데 작년 홍보 영상의 단가가 정말 적다, 그런 느낌의 단가더라고요. 전에 찍으셨던 분들이 이해가 갔어요. 그럼 제가 그냥 하나 찍어 드릴게요, 제가 진짜 기깔나게 만들어 드릴게요. 재능 기부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영화 제작 및 출연진 단체 사진. 좌측부터 영화를 연출한 이소현 감독, 영만 엄마(이미경), 동수 엄마(김도현), 순범 엄마(최지영), 윤민 엄마(박혜영), 수인 엄마(김명임), 애진 엄마(김순덕), 예진 엄마(박유신), 연극을 연출한 김태현 감독 / 영화사 진진 제공

 

Q. 홍보 영상이 어떻게 영화가 되었을까요?

첫 촬영 날이 하필 〈장기 자랑〉 연극 캐스팅 발표 날이었어요. 캐스팅 갈등 때문에 촬영 분위기가 엉망이 되었어요. 두 분 어머니가 그날 그만두시고, 막 싸우고, 저는 그냥 쫓겨났어요. 


그러고 나서도 어머니들이 안 모이시니까 제가 개별적으로 댁을 방문해서 홍보 영상을 찍기로 했어요. 한 분당 일이 분이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왜 캐스팅이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내가 주연을 했어야 됐다, 또 주연이 된 어머니는 너무 행복하다, 두세 시간씩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저는 질문도 안 하고 앉아 있는데. 아, 질문이 적으면 오히려 이분들이 많은 말을 하실 수 있구나 싶었지요. 거기에 더해 연극 〈장기 자랑〉의 대본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연극을 만들어 가는 다큐멘터리 찍어보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영화 〈장기자랑〉 메인 예고편



Q. 다큐멘터리를 찍겠다는 말에 흔쾌히 허락해 주시던가요? 

흔쾌히 하시지는 않았어요. 개별적으로 이야기할 때는 찍으라고 하시는데, 가족협의회와의 협의 문제도 있고, 서로 생각하는 게 달랐던 것 같아요. 저 말고도 정말 많은 곳에서 이분들 이야기를 찍어 갔잖아요. MBC, KBS, EBS, 그리고 이런저런 방송들. 그리고 여태껏 찍어간 사람들은 이틀이면 촬영이 끝나는데 저는 한 달 내내 매일 가니까 뭐지, 소속도 없는 개인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하면서 의아해하셨지요. 


세월호 가족협의회에서는 제가 혹시 국정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셨다고 해요. 유가족 분들이 도청까지 당하는 마당에 소속도 불분명한 사람이 계속 이분들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의심이 들 만했지요. 어머니들 입장에서도 지금 서로 사이가 안 좋은데 계속 카메라를 들고 있으니까 얼마나 불편하셨겠어요. 저도 더 이상 촬영을 진행하면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공동정범〉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아시나요? 그 영화를 만드신 김일란 감독님을 찾아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안 찍어도 상관없고, 다큐멘터리가 뭐라고 어머니들을 힘들게 하는 걸까, 그런 상담을 했어요. 감독님이 그러시더라고요. 그렇게 무작정 찍지 말고 이제부터 카메라 없이 찾아가서 어머니들이랑 친해지는 작업부터 하라고. 그래서 카메라를 안 들고, 어머니들 한 분 한 분께 편지를 써서 찾아갔어요. 외장 하드를 열어서 보여드리면서 지금까지 찍은 전부인데 불편하시면 다 지우셔도 된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러니까 어머님들이 뭘 지우냐고, 찍었는데 계속 찍으라고 그러시면서, 근데 찍지도 않을 건데 왜 왔냐고, 카메라 가져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찍기 시작했어요. 


이소현 감독



Q. ‘싸우는 엄마들’ 모습을 세상에 내놓는 게 부담되지는 않았나요?

인터뷰에서 서로 감정 상한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처음에는 엄청 조심스러웠어요. 이분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불경하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녹취 스태프가 이 장면은 절대 나가면 안 돼 하면서 표시를 할 정도였어요. 스토리라인을 정해 놓지 않고 그냥 다 따라다니면서 찍었기 때문에 이런 고민이 되풀이됐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이 욕망이 다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는 영화 전공이지만 연극 수업도 한 학기 들어야 했어요. 어떻게 이렇게 맨날 싸우면서 연기를 할 수 있나, 서로 싫어하고, 질투하고. 그게 너무 피곤해서 연극 수업은 다시는 안 들었어요. 그만큼 연극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건 나중에야 알게 되었고요. 저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으니까 연극을 그만둔 거지요. 우리 어머니들도 그랬던 거구나, 정말 사랑했던 거구나, 그러니까 이 장면이 꼭 들어가야겠다. 1년 반 정도 지나니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참사 피해자들의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그제야 들었어요. 


영화 〈장기자랑〉 중에서 / 영화사 진진 제공



Q. 연극은 어머니들의 치유 프로그램이었지요?

네. 하지만 다큐멘터리가 어머니들이 연극을 하면서 치유됐어, 그렇게 갈 수는 없었어요. 실제로 영화 중반 이후 순범 어머니가 자살 시도를 하셨어요.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이 연극을 하면서 치유가 되었어, 이런 얘기는 성립이 안 됐어요. 어머니들 각자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연극을 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였고, 어떻게 해석했는지에 따라 누군가에는 정말 치유가 될 수도 있겠지요. 누군가에게는 치유를 넘어서 어떤 욕망에까지 이르는 단계가 될 수도 있겠고요. 사실, 아이를 잃는 슬픔이 어떻게 치유가 되겠어요. 연극을 연출하시는 김태형 감독님도 오늘은 나아진 것처럼 보여도 내일은 또다시 슬프거나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 있으니 함부로 치유라는 말을 쓰지 않았어요. 저는 그보다는 드디어 개인적인 욕심이 생긴 순간을 담는 게 나을 것 같았어요.  


이게 어머니들이 연극을 만들고, 또 저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되게 즐겁게 찍다가 어느 날 자살시도라든가 하는 큰 일이 생기고, 어떤 사건으로 무너져 내리고, 그분들이 그러면 저도 무너져 내리고, 그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었어요.



Q. 그럼에도 왜 어머니들은 극단을 지켜간 걸까요?

예진 어머니는 재밌어서 계속하시는 것 같고, 영만 어머니는 꿈을 찾았다고 하시고. 윤민 어머니는 진실 규명만 되면 바로 연극 그만두신다고 해요. 안 하고 싶은데 아무도 안 하니까 하시는 거라고. 순범 어머니는 몇 번을 그만두시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빠지면 그 멋진 역할을 누가 하느냐 달래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가지고. 저도 어머니 빠지면 제가 다큐멘터리에서 거짓말한 게 되는데 어떻게 그만두실 수 있느냐, 영화 개봉할 때까지는 연극 그만두시면 안 된다고 계속 설득했어요. 아마 그런 데서 다시 힘을 받으셨던 것 같아요. 


영화 〈장기자랑〉 중에서 / 영화사 진진 제공



Q. ‘세월호 영화’라는 무게감은 느끼시지 않았나요?

세월호가 나오지 않는 세월호 다큐멘터리를 찍는 게 목표였어요. 제가 가장 마음에 들어 했던 편집 버전은 세월호 얘기가 일절 안 들어가고 은연중에만 슬쩍 나오는 거였는데, 내부적으로 세월호를 아는 사람들끼리만 돌려보고 끝낼 거냐, 참사를 모르는 사람들과 공유하려면 세월호 이야기가 어느 정도는 들어가야 하지 않겠냐 하는 이야기가 있어서 앞부분에 참사 당일 있었던 내용을 조금 넣었어요. 



Q. 마지막 장면은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었나요?

사실 가장 먼저 완성한 장면이 마지막 장면이에요. 새로운 연극 〈노란 리본〉 캐스팅을 하는 장면인데, 하루 만에 편집을 끝냈고, 이 영화는 무조건 이렇게 끝나야 돼, 그렇게 생각하고서 이 장면이 나오기까지 어떻게 구성할지 생각했어요. 편집 감독님한테 나는 이 장면에서부터 뒤로 갈 테니까 감독님은 앞에서부터 편집을 해 오다 중간에 만나자, 그렇게 작업했어요.


사실 참사를 다루는 거의 모든 다큐멘터리들이 이 비극적인 고민을 어떻게 안고 가야 할까, 그런 식으로 끝나는 경우들이 많아요. 저는 그렇게는 안 하고 싶었어요. 오히려 이 영화를 보고 힘이 좀 났으면 싶었고, 웃었으면 좋겠고, 영화는 끝나지만 우리 어머니들의 다음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했으면 좋겠고, 그래야 세월호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 같았어요. 주인공 ‘노란 리본’ 역할은 누가 맡았을지, 어머니들의 다음 공연은 무엇인지 관심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가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었어요. 


영화 〈장기자랑〉 중에서 / 영화사 진진 제공



Q. 그래서 ‘노란 리본’은 누가 맡게 되었나요?

지금 주인공이 누군지 물어보신 거예요? 그건 절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요. 극단 연출님도 그렇고, 지금 영만 어머니가 극단 영업 이사 역할을 맡아서 열심히 공연 홍보를 하고 계신데, 영화를 보신 분들한테 ‘노란 리본’이 누군지 알려지면 궁금증이 떨어질 테니까, 더 많은 사람을 초대하려면 그게 알려지면 안 된다, 그렇게 절대 비밀로 숨기고 있어요.



Q. 감독님의 전작 〈할머니의 먼 집〉과 〈장기자랑〉 모두 기억에 관한 작품인 것 같아요. 

이게, 본인이 어떤 인생을 살아오고 지금 무엇에 의미를 두느냐에 따라서 영화를 다 다르게 해석하는 것 같아요. 저는 할머니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고, 할머니를 지키고 싶었고, 그래서 할머니가 죽겠다는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정말 한 달 정도만 찍어서 단편 영화를 만들려고 했어요. 그리고 할머니 집 화순에서 제일 가까운 영화제가 전주국제영화제니까 거기에 출품해서 할머니랑 같이 놀러 가야겠다, 그런 생각이었어요. 중간에 제가 취업을 하고, 집안일도 생기고 하면서 영화가 의도치 않게 길어졌지만 결론적으로는 할머니랑 영화제에 가서 영화를 봤고, 할머니가 관객들 앞에서 우리 손주랑 오래오래 살겠다고 약속하시기도 했어요. 


할머니는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데 그 이 사이에 뭐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했을 때, 할머니가 저한테 주신 것이 사랑이었으니까 저도 사랑이어야 했어요. 할머니가 빨리 죽고 싶어 하는 이유, 할머니가 차라리 빨리 돌아가시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 제가 할머니랑 오래오래 살고 싶었던 바람, 이 모든 게 결국은 다 사랑하기 때문이었어요. 


우리 세월호 엄마들 이야기도 저는 똑같이 생각했어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내 아이와 나누는 사랑 이야기라고. 사랑을 나누는 방식은 다 다르게 표출되겠지만, 그 사랑이 관객들한테 전해지려면 슬픔이 아니라 오히려 웃음과 힘이 나는 이야기들이 보여야 하지 않을까. 사랑의 형태가 표출되는 방식으로 저는 기억 말고 사랑의 표현에 더 집중했어요. 


영화 〈장기자랑〉 중에서 / 영화사 진진 제공



Q. 그러면 영화 다음 우리 어머니들은 지금 어떤 모습인가요?

순범 어머니는 서울예대 근처를 지나다 갑자기 누가 막 오더니 영화 봤다고, 팬이라고, 같이 사진 찍자 해서 너무 신이 나서 전화를 하셨어요. 감독님 덕분에 내가 유명한 사람 됐다, 큰일 났다, 이제 아무 데서나 담배 못 피우겠다.


예진 어머니는 모든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하고 계세요. 단톡방에 스케줄을 올리면 참석 가능한 분들이 의사를 알려주시는데, 예진 어머니는 하루도 빠지지 않았어요. 너무 재미있대요. 영만 어머니랑 같이 하실 때는 두 분이 서로 웃기려고 배틀을 벌이는데, 관객도 조금 슬퍼야 되는데 어쩌지 싶을 정도예요. 


사실 예진 어머니는 영화에 출연하지 않으셨는데도 〈다이빙벨〉, 〈그날 바다〉 상영회가 있으면 관객과의 대화에 꼭 참석하셨다고 해요. 그때는 그냥 울다가 왔는데 지금은 관객들이랑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세요. 간담회나 관객과의 대화에 가면 객석에서 자기 이야기를 듣고 있는 분들이 부러웠다고, 나도 저기에 앉아서 이런 얘기를 듣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예진이가 참 밝은 아이였는데, 이제야 웃으면서 예진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관객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정말 행복하다고 하세요. 


영만 어머니는 어디 가면 이번에 연극계에서 영화계로 데뷔한 배우 이미경입니다, 하고 자기소개를 해요. 저는 이런 이야기가 너무 좋아요.


윤민 어머니는 지금 새로운 극단 단장님이세요. 수인 어머니가 6년을 맡고 계시다 이번에 윤민 어머니가 단장이 되셨어요. 그래도 상영회에는 같이 안 다니세요. 그런 거 좋아하는 사람 다니라 그래, 귀찮아 부르지 마, 그러세요. 카리스마가 있으세요. 


수인 어머니도 관객과의 대화에 가끔 다니고 계시지만, 원체 표현을 하는 분이 아니라. 영화가 개봉해서 너무 좋다, 그 정도. 좋다, 힘들다 그런 거에 크게 영향을 안 받으시는 분이세요. 


영화 제작 및 출연진 단체 사진. 좌측부터 영화를 연출한 이소현 감독, 영만 엄마(이미경), 동수 엄마(김도현), 순범 엄마(최지영), 윤민 엄마(박혜영), 수인 엄마(김명임), 애진 엄마(김순덕), 예진 엄마(박유신), 연극을 연출한 김태현 감독 / 영화사 진진 제공



Q. 후속 이야기 계획은 없으신가요? 

저는 항상 이게 내 생애 마지막 작품이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촬영하기 때문에……. 촬영 감독님도 이게 본인의 유작인데 부끄럽지 않아야 되지 않겠냐, 이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어머니들이 후속작을 찍어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하세요. 사실 이 영화 찍으러 안산까지 왔다 갔다 할 때 정말 재미있었고, 안 가니까 궁금하고, 그러면 계속 가지 싶지만, 그건 안 되겠고. 우리 어머니들이 또 뭘 하면 제가 또 궁금한 마음을 가지고 찾을 수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엄마들이 언젠가 공연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시기가 올 텐데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마지막 공연을 찍고 싶어요.  


세월호 진실 규명이 될 수도 있고, 끝내 안 될 수도 있고, 나이가 더 들어서 어머니들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그 마지막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이면 어떨까, 그 정도만 생각해 봤어요. 그렇다면 그 작품이 진짜 저의 유작일 것 같습니다. 


영화 〈장기자랑〉 중에서 / 영화사 진진 제공




인터뷰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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