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같이 있자 지금 우리, 로켓트아가씨와 함께

2025-08-20

로켓트아가씨가 3년 만에 새 싱글 <같이 있자 지금 우리>로 돌아왔습니다. 전작 <눈이 부시게>에 이어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이 주는 아픔 속에서 서로 보듬고 위로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같이 있자 지금 우리>를 쓰게 됐는지, 안홍진 배우가 출연한 뮤직비디오 제작 과정은 어땠는지, 새롭게 로켓트 엔진을 가동하여 시작할 활동에는 무엇이 있는지 로켓트아가씨를 만나 들어보았습니다.


로켓트아가씨


Q. 신곡 <같이 있자 지금 우리>는 어떤 곡인가요?

이곡의 씨앗이 된 건 2020년 녹음한 음성메모였어요. 관계에 있어서 약간 불안한 시기였는데, 겨울쯤이어서 춥고 씁쓸한 마음도 있었나 봐요. 물론 하나의 자극만으로 노래를 끝까지 만드는 경우는 없어요. 살아가면서 어떤 느낌들이 계속 쌓여 가다가 결정적인 장면이 얹어지면 그간 축적됐던 감정들이 탁 열리게 되지요. 


<무빙>이라는 드라마도 그 계기 중 하나였어요. 2022년 발표한 싱글 <눈이 부시게> 역시 드라마가 모티브였는데, 두 드라마 다 평범하거나 평범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의 소박하고 따뜻한 면을 그리고 있어요. 하지만 아프고 슬픈 일들이 숙명처럼 닥치고, 그 숙명을 살아내면서 서로 보듬고 위로하지요. 이번 곡도 그런 느낌을 담고 싶었어요.


<눈이 부시게>는 피아노 하나와 보컬로만 이루어진 노래였는데 <같이 있자 그냥 우리>에는 사운드를 많이 집어넣었어요. 주제와 주제가 흘러가는 방식은 똑같지만 대비를 주고 싶어서 엠비언트적인, 필름 음악 같은 느낌을 내보려고 샘플 소스도 필름에서 많이 사용했고요.


사진 제공 | 로켓트아가씨


Q. 지난 3년 어떻게 지내셨나요?

일단 코로나를 견뎌내야 했지요. 2022년 앨범을 냈을 때는 코로나 여파가 있던 때였어요. 제 나름 코로나를 견뎌보자는 차원에서 한강 달리기를 시작했고 공연을 애써 많이 했는데, 그러다 치쳐버린 거예요. 조금 이제 쉬어야 할 것 같다 생각했는데, 그러던 게 2024년까지 이어지게 됐지요. 


이전 앨범만 해도 그냥 곡을 써서 낸다는 마음이었는데 발표한 곡이 하나둘씩 늘다 보니 부담이 생겨나더라고요. 더 좋은 곡이 나와야 할 것 같고, 그럴수록 준비하는 기간이나 늘어나고.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작업 기간이 오래 걸렸어요. 천천히, 천천히, 그런 식으로 하다 보니까 6개월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은 아니었는데.



Q. 싱어송라이터 지망생을 가르치게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작년부터 학교에서 싱어송라이터 학과 학생들을 가르치게 돼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준비할 것도 많고, 정신이 없었어요. 일단 싱어송라이터 학과가 생겼다는 게 저도 신기했고, 실용음악 쪽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희 세대 싱어송라이터 개념과 지금 세대 개념이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일단 저는 처음부터 싱어송라이터가 되려고 한 게 아니라 연주자로 시작했어요. 연주를 하면서 밴드 편곡을 하다 보니 미디도 접하게 되고, 그러다 노래를 만들게 되고, 제가 직접 부르게 되는 과정을 거쳤지요. 저희 세대는 노래는 좀 못해도 자기 음악을 한다는 게 우선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노래를 잘하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Q. 연주를 하시다가 직접 노래까지 하겠다고 생각하신 계기가 있나요?

사실 저는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어요. 연주를 하면서 편곡 작업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 작곡을 배우려고 대학원에 갔어요. 과제로 제 곡을 써야 하잖아요. 제출 시기가 다가오는데 노래 부를 사람을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제가 불러 봤던 거예요. 그런데 그게 반응이 좋아서 저도 놀랐지요. 노래를 이렇게 못 하는데 왜 좋아하지. 그러면서 음악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달라졌어요. 전에는 음악적으로 완벽하고 테크닉이 훌륭하고 보컬은 높은 음을 잘 내고, 그런 게 음악의 정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기준에 조금 못 미치더라도 음악을 이루는 어떤 공감이라든가 그런 게 통하면 된다는 걸 깨달은 거예요. 내가 노래를 좀 못해도 진심을 담아서 얘기를 할 때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Q. 달리기는 계속하고 계신가요?

코로나 때 답답한 마음에 한강에서 자전거를 탔는데 한강이 굉장히 이국적으로 보이고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한강에서 달리는 사람들을 보게 됐어요. 처음에는 힘들게 왜 달리지 그랬는데, 시작해 보니 제가 성취욕이 있는 사람이더라고요. 1km를 달리면 다음에 2km, 다음엔 3km, 이렇게 하나하나 쌓아가는 게 저에게 잘 맞았어요. 


그래서 체력이 올라온 김에 올해 말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겨울방학에 맞춰서요. 삶에 너무 지쳐서 나를 다 소진시켜야지 이런 생각으로 가는 것은 아니고요, 산티아고는 그냥 걷는 거잖아요. 저도 이제 나이가 있으니까, 다른 분들을 봐도 중년 넘어갈 시기에 산티아고를 다녀오시는 것 같고, 그래서 저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되나 그런 생각 좀 하면서 걸어보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Q. 직접 뮤직비디오를 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요즘은 영상 시대라서 음원을 낼 때 유통사에서 뮤직비디오를 예전보다 더 많이 요구해요. 뮤직비디오가 없으면 가사를 띄우는 리릭 비디오라도 만들어서 보내달라는 경우가 많고요. 유튜브가 대세이니까, 사람들이 신곡이 나오면 음악이 아니라 뮤직 비디오를 먼저 찾아보더라고요. 


가사는 시처럼 함축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뮤직비디오나 영상을 같이 담으면 조금 더 직접적으로,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요. <눈이 부시게> 뮤직비디오에서는 여자 혼자 모노로 나와 하루를 보내요. 쓸쓸하고, 누군가를 상실한 일상을 그려주는 거예요. 이번에도 주제는 같은데 대비되는 지점으로 남자 주인공을 생각했고, 역시 모노드라마로 구성해 봤어요.


남자 혼자 뭔가를 해야 하는데 좀 쓸쓸했으면 좋겠고, 그러다가 피에로가 떠올랐어요. 피에로가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잖아요. 어떨 때는 무섭기도 하고, 대부분 우스꽝스럽고. 저희같이 공연하는 사람들은 무대 위에서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을 끝내고 혼자 집에 들어와서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되면 마음이 되게 힘들어요. 비즈니스 행동을 하다가 본연의 나로 돌아오는 시점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있는데,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그럼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로켓트아가씨의 <같이 있자 그냥 우리> 뮤직비디오


Q. 홍보 활동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열심히 작업을 하고 새로운 곡을 발표하고 나면 그다음부터 막막해져요. 어떻게 홍보를 해야 하나,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데 티도 안 나는 것도 같고. 그래서 기존에 있던 유튜브 채널을 정리하고 오피셜하게 단장하고 있어요. 예전에 제가 활동할 때는 밴드를 만들어서 홍대에서 공연을 하고, 입소문이 나고, 대중에게 알려지는 과정이 공식적이면서도 암묵적인 홍보 과정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연주자도 그렇고 보컬이나 밴드도 우선 자기 채널을 먼저 개설하고 영상을 찍어 올리더라고요. 그게 홍보이자 마케팅 수단인 것이죠. 


일단 옛날에 찍었던 뮤직비디오를 정리해 놓았고, 제가 좋아하거나 영향 받았던 뮤지션 곡들을 연습하면서 커버한 곡들을 올리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친구들은 라이브나 커버 영상을 올릴 때 노래를 먼저 녹음해서 튜닝을 다 한 다음에 영상에서는 립싱크를 하더라고요. 그런 게 완성도는 있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잖아요. 그래서 저는 아이폰의 미모티콘을 이용해 커버 곡을 올려볼까 해요. 그렇게 하면 품도 좀 적게 들겠고, 아직 그런 콘셉트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로켓트아가씨의 <You've changed> 커버


요즘 라이브 어레인지먼트라고 해서 아이돌 음악을 라이브로 편곡해서 유튜브에 올리는 게 주목 받고 있는데요, 저도 후배들과 함께 팀을 만들어서 에스파의 <Girls>를 작업해 올려 봤어요. 다음으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온 음악을 하나 해보려고 해요.


Q. 단독 공연도 계획되어 있나요?

<같이 있자 그냥 우리>는 싱글이다 보니까 단독 공연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도 오프닝 공연식으로 서너 곡을 부르는 공연은 한두 개 잡혀 있어요. 대신 정규 앨범을 생각하고 있는데, 로파이(Lo-fi) 스타일 곡을 모아둔 게 있어요. 그걸 콘셉트 앨범으로 작업해서 완성하고 싶어요. 재지(Jazzy)하면서도 아날로그적이고 그러면서도 현대적인 비트를 붙인 곡들이에요. 아마 ‘로켓트아가씨’라는 제 예명과도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해요. 


다른 한편으로는 록음악 같은 사운드도 제 음악에 담아 보고 싶어요. 음악 스타일이 일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원래 음악을 잡다하게 다 좋아해요. 싱어송라이터로서 특정 장르에 갇히고 싶지는 않아요. 무슨 곡이든 제가 다 만드는 거니까, 이렇게 흘러가다 보면 어떤 공통적인 것을 듣는 분들이 알아채 주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인터뷰 | 이주호, 신태진
사진 | 신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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