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여행] 우리는 왜 이 나라를 알아야 할까, 『왜 키르기스스탄인가』

2025-12-11


조용필, 『왜 키리스스스탄인가』, 선, 2024년 10월 15일 발행


인생, 언제 편안해질까요.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야 여유라는 게 생겨날까요. 돌아보니 온통 기복과 굴곡뿐입니다. 앞을 보니 이미 황혼, 남은 삶 무엇을 바라고 이루어야 할까요. 명문 상고를 졸업하고 은행에서 근무하던 저자는 휴대폰 시대가 도래하자 전도양양한 미래를 꿈꾸며 은행을 나옵니다. 그리고 시작된 사업과 부도, 나락. 집, 퇴직금 모두 날아가고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허망하게 꺼져버린 삶의 구덩이에 한 삽 한 삽 흙을 퍼다 나르기를 수 년, 이제 조금 바닥이 헤아려질까 싶을 때 다시 시련이 찾아옵니다. 발버둥치고 항변해 봤자 남겨지는 게 없습니다. 


지방 작은 아파트를 얻어 짐을 채워 놓고, 차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 생각입니다. 차를 배에 싣고 시베리아, 몽골, 카자흐스탄, 키르키스스탄, 그리고 또 유럽으로, 남미로, 16개월을 달립니다. 중학교 때 <김찬삼의 세계여행> 시리즈를 읽고 꿈꾸던 세계 여행을 예순이 되어서야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떠난 키르키스탄 여행. 그 많은 나라를 다니고 나서 왜 그곳을 다시 찾아야 했을까요? 『왜 키르기스스탄인가』, 경외감 드는 웅장한 대자연, 높은 산악 지대에서 양을 치고, 농사를 짓고, 검게 그을린 얼굴들, 화려한 치장 없이도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들.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본 것 같았습니다. 노후 준비, 평안한 여생, 하지만 이미 노후는 시작되었고, 바로 지금 여기서 이 풍경을 바라보게 여생입니다. 


키르기스스탄은 몽골제국, 청나라, 소련의 속국으로 있다가 1991년 소련 붕괴 후 처음으로 독립 국가가 됩니다. 위로는 카자흐스탄, 아래로는 중국과 타지키스탄, 바로 옆으로 우즈베키스탄. 지하자원도 별로 없고 영토 분쟁, 민족 분쟁이 끊이지 않습니다. 러시아의 압박과 중국의 야망에 짓눌립니다. 하지만 키르키스스탄 사람들은 도려내기 어려운 부정부패와 번번이 나타나 민주 열망을 좌절시키는 독재 의지에 쉬지 않고 맞서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발달한 민주국가를 이루었습니다. 높은 시민의식과 소박한 품성, 이슬람국가지만 개방적인 사회 풍토. 입 다물고 있으면 한국 사람과 구별이 힘든 외모라 친근감까지 듭니다. 


책의 전반부는 키르기스스탄 소개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워낙에 정보가 없고, 포탈 사이트 정보도 잘못된 것이 많아 가능한 한 자세히, 최신의 정보를 소개합니다. 도시 개관이 끝나면 한국과 맺었던 인연을 알려주고, 틈틈이 저자가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책 후반부에는 꼭 찾아가 봐야 할 키르키스스탄의 자연을 소개합니다. 세계에서 스물네 번째로 큰 호수이자 티티카카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산정 호수 이삭쿨, 해발 3000미터 위에 있는 송콜 호수, 알프스를 닮은 설산과 협곡들, 키르기스스탄은 이런 곳이었나, 이런 것도 모르고 살았나, 앎의 범위라는 게 참 편협합니다. 


책 표지를 곰곰 들여다보며 왜 키르기스스탄일까 생각합니다. 몽골 평원보다 많은 별들, 언젠가 하늘 가까이에 누워 그 별들을 덮고 잠들고 싶습니다. 붉은 바위 협곡과 황금색 언덕들, 양떼, 만년설에 둘러싸인 호수,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계곡, 어느 여름 키르키스스탄을 걷고 있는 저 자신을 생각합니다. 가능할 듯합니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교통은 많이 불편하겠지만, 원시 지구에서 시간을 보내보고 싶습니다. 현실적으로도 외국 여행 치고 경비가 저렴합니다. 못 할 일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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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이주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