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공연] 이제 곧 사라질 나의 동네를 기억하는 방법, 공연 <위아휘아>

2026-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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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 철산동. 1980년대 구로공단 노동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동네. 문화 시설은커녕 변변한 상점가도 계획하지 않고 그저 거주 편의성과 서울 접근성만으로 계획된 삭막한 베드타운. 그리고 이제 재건축이 시작되며 1980년대 지어진 주공아파트와 새로 지어진 아파트가 공존하는 기이한 풍경이 잠정적으로 머무를 동네. 곧 사라질 한국 고도성장기 베드타운의 마지막 모습. 

 

오랫동안 철산동에만 살다 보니 변화에 무뎌져 있었다고 합니다. 20년 이상 한 자리에 있는 책방과 떡볶이집, 작은 도서관. 재개발이라는 커다란 변화가 닥치고 나서야 돌아 본 나의 동네에는 이미 녹슬고 바랜 동네를 소중히 쓸고 닦으려는 사람들보다 변화가 가져올지 모를 막대한 소득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2021년 철산동 넝쿨어린이작은도서관이 문을 닫을 때 이곳 대안학교인 볍시학교 출신 음악가 성현구는 <열여덟 넝쿨>이라는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깨어나는 봄의 소리, 장마 끝 여름의 바람, 짙은 가을의 담쟁이, 바스락 겨울 한가득
열여덟 사계절, 함께 올라온 언덕 길, 열여덟 사계절, 마지막 가을



아이들에게는 놀이터가, 어르신들에게는 사랑방이 되어 주던 공간은 이제 이 노래 한 곡의 자취로만 남았습니다. 도서관이 헐린 자리는 지금 재개발 공사가 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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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획자 성현구


다르부카, 프레임 드럼, 리크 등 중동 타악기를 연주하는 음악인 성현구는 중세 유럽 악기 허디거디를 연주하는 강희수와 함께 계피자매라는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둘은 볍씨학교 선후배로 만났고, 이제 사라질 볍씨학교의 흔적을 기억하고자 동료 음악인과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공연 이름은 <연결의 잔치 - 위아휘아>.  We are who we are, we are here. 거창하지 않아도, 수많은 대중의 주목을 받지 않아도, 그러한 존재가 되려 하기보다 자기답게,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 온 음악인들이 스트리밍 알고리즘 테두리에 갇혀 듣던 음악만 계속 들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생생하게 살아 있는 소리를 들려 주고자 합니다. 자기 그대로의 존재들이 연결되어 하나의 음악을 완성하고, 하나의 공연을 완성합니다. 그래서 이 공연의 이름이 몸으로, 감각으로, 기억으로 연결되는 경험의 잔치 ‘위아휘아’가 되었습니다. 


공연은 6월 14일, 광명YMCA 옥길동 교육회관에서 열립니다. 옥길동 교육회관은 광명시에서 30년 넘게 환경, 인권, 복지, 평화의 목소리를 내 온 광명 YMCA가 운영하는 공간으로 현재 대안학교 볍씨학교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볍씨학교는 2001년 건물 지층 방 한 칸에서 시작하여 이후 교사, 학부모들의 손으로 일군 흙집, 컨테이너박스, 비닐하우스를 거치는 지난한 세월을 끝에 2017년 지금의 옥길동 교육회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학교라는 공간이 학교만의 것이 되지 않도록 지역 사회를 향해 열린 교육의 장이 되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신도시 조성계획으로 재개발이 확정되어 이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획자 성현구는 이제 곧 현실에서 사라질 볍씨학교 공간을 이 공연으로 기록하고, 이 경험을 마지막 기억으로 간직하고자 합니다. 그와 함께 손으로, 몸으로 음악으로 연결된 음악인들은 다섯 팀입니다.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현대무용가 엠마누엘 사누를 주축으로 한국에서 결성된 무용 팀 ‘쿨레칸’과 협업 EP앨범 <잠 못 이룬 밤>(2025)을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주영호’, 몸을 악기로 연주하는 바디퍼커션그룹 ‘녹녹’, 한국을 대표하는 포크 싱어송라이터 ‘김목인’, <알쓸신잡> <삼시세끼>의 배경음악을 비롯해 각종 라디오 시그널 음악으로 대중의 눈보다 귀에 익은 어쿠스틱밴드 ‘신나는섬’. 광명시민들이 직접 창작자로 나선 ‘후위아 마켓’도 함께 열립니다. 


마켓과 공연은 2026년 6월 14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며,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연령에 상관없이 언제든 편한 시간에 참가하면 됩니다.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기억의 잔치, 그리고 무선 인터넷 망 너머 몸과 몸으로 연결되는 현실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십시오.


연결의 잔치 위아휘아
시간 : 202년 6월 14일 13:00~17:00
장소 : 광명YMCA 옥길동 교육회관
출연진 : 쿨레칸, 주영호, 바디퍼커션그룹 녹녹, 김목인, 어쿠스틱밴드 신나는섬

 



편집 | 이주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