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전시] 흐릿한 이미지에 담긴 격한 감정, 레아 벨루소비치 개인전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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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 es Salaam, Tanzanie, 21 mars 2021, Drawing with color pencil on wool felt , 45 x 35 cm, 17.7 x 13.8 in.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2021년 5월 21일.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어떤 사건이 벌어진 듯합니다. 대형 재난일 수도 있고 단순한 사고일 수도 있습니다. 군중의 쏠림(Surge), 인파가 몰리고 개인은 군중 속에서 통제 불능 상태가 되고 맙니다. 하지만 사건의 세세한 장면은 확대되고 흐릿하게 지워져 있습니다. 양모 펠트라는 포근하고 부드러운 화폭 위에서 군중의 격정은 연기나 구름처럼 몽글몽글 변해 있습니다. 


프랑스 출신 작가 레아 벨루소비치(Léa Belooussovitch, b.1989)의 한국 첫 개인전이 2025년 12월 23일부터 2026년 2월 1일까지 가나아트 남산에서 열립니다. 현재 브뤼셀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벨루소비치는 뉴스나 보도 사진에 나타난 사회적 사건들을 재해석한 작업으로 유럽 현대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진 작가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대표 작품인 양모 펠트(wool felt) 위에 색연필로 작업한 신작 드로잉들을 중점적으로 선보입니다.


레아 벨루소비치는 양모 펠트를 매개로 사회적 혼란과 군중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희미한 색채, 불완전한 이미지로 표현합니다. 범람하는 정보들이 사건 본질을 가리고 인간의 감정을 압도해버리는 현실에 대한 비판으로 잔혹한 현실 대신 화면에 흐릿하게 남겨진 색과 희미한 경계만 남겨 ‘그날의 고통이 어떻게 기억되는지’를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나라, 다른 시간의 사건에서 출발한 레아 벨루소비치의 작품들은 사건의 구체적인 장면이 사라졌어도 언젠가 우리가 경험했던, 언제고 우리에게 일어날지도 모를 사건과 파장을 환기시킵니다. 특정 사건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것을 넘어, 이미지가 우리 기억에 스며드는 방식을 명상하듯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가나아트 남산
주소 : 서울 용산구 소월로 322 L층
관람시간 : 10:00 ~ 19:00




편집 | 이주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