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전시] 갈피를 잃었을 때 얼굴을 보라, 최종태 개인전 <Face>

20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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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성당의 예수, 길상사의 관음보살. 단순하게 떨어지는 선에 소박한 표정, 놓인 자리는 다르지만 반가사유상의 풋잠 같이 인간의 모든 고뇌를 떨친 아주 잠시의 순간을 새겨 놓은 최종태 작가의 조각을 보면 비장한 기도보다 해맑은 미소를 주고 받야야 할 것 같습니다. 염화의 미소를 주고 받듯. 종교가 추구하는 마음의 상은 분명 이리도 단순할 거라 생각하게 합니다. 예수와 성모, 관음보살이 추구한 마음이 다르지 않음을 조각 작품으로 보여주었던 한국 현대 조각의 원로 최종태 선생의 개인전 <Face>가 2026년 2월 4일부터 3월 29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립니다. 


이 전시에서는 최종태 선생의 작품 역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두상에 집중합니다. 작업 초기부터 꾸준히 인물과 인체를 다루어 온 작가는 인체의 한 부분이 아닌 하나의 조형으로서 완전한 얼굴을 완성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이 평생의 과정에서 얼굴 연작은 소재, 형태에서 수많은 변화를 거칩니다. 


방구석에 손바닥만 한 나무 조각이 있었다. … 결대로 깎았다. 결 간 대로 손 가는 대로 정신없이 한두 시간은 했을 것 같다. 얼만가 후에 버려진 나무토막이 눈에 들어와서 깎기 시작했다. 둘 다 즉흥적인 일이 돼서 전에 작품들과는 사뭇 달랐다. … 사전 준비가 전혀 없는 그야말로 즉흥으로 단시간에 해결된 것이다. 더 손볼 데가 없었다.   - 최종태, 「조각이란 모르는 것이다」중에서


그는 1968년 어느 날 신촌의 작업실에서 즉흥적으로 두 점의 얼굴 조각으로 깎고 나서 스승의 영향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에 이릅니다. 얼굴이되 추상 성향이 강한 형태. 단순하고 납작한 얼굴 조각. 이후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할 때마다 그는 얼굴을 조각합니다. 나무, 브론즈, 석조, 테라코타. 단순하고 납작한, 동그랗거나 구상적인, 화살촉 같이 뾰족한 얼굴의 시대를 지나 도끼형 얼굴의 옆면과 브론즈. 이 얼굴들에는 6·25, 4·19, 5·16, 5·18을 거쳐 온 한국 정치 현실에 대한 작가의 심정이 담겨 있습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가가 예외자일 수 있는가, 무언가 내가 떳떳하지 못하다는 양심의 소리. 그는 거기에서 자신이 예술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반세기가 넘는 얼굴 조각의 역사에서 그는 그의 조각이 높은 단계의 선을 성취하기를 희망했고 지금도 이를 위한 작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예술에 대한 갈망, 인간에 대한 연민, 구도적인 삶의 자세.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제작된 조각 49점, 회화 19점, 68점의 작품을 마주하며 세기의 역사와 역사 속 인간을 고민해 온 대작가의 감정과 축적된 감정이 표현된 형태를 고스란히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편집 | 이주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