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원,《 글자들의 수프 》, 사계절출판사, 2024. 7
미식가의 시대 VS 음식 문화 이해의 빈곤 시대
맛의 원천은 잊을 수 없는 ‘이야기’
인문학의 향기로 요리하는 셰프 정상원
우리는 현재 음식 문화 컨텐츠의 전성시대에 살고 있다. 현지의 맛을 즐기기 위해 해외를 드나드는 건 그렇게 유별난 일도 아니며, 세계 어느 나라의 식재료도 맘만 먹으면 쉽게 구할 수 있다. 이제 음식에 대한 인류의 열망만큼은 국가 간의 장벽을 허물고 하나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풍요의 시대에 살면서 우리는 저마다 미식가를 자처하며 미식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음식에 대한 이해는 빈곤한 모순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저 한 끼 식사에 대단한 의미를 쫓아야 하는가 싶겠지만, 맛있는 한 끼를 원한다면 관심을 갖고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소울푸드의 조건도 화려한 차림새나 고급스러운 맛이 아니다. 맛의 원천은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난 잊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 맛있는 한 끼를 원한다면 음식 문화의 이해와 나만의 이야기를 가치 있게 만들어 가야 한다. 어쩌면 우리의 입맛을 자극하는 것은 음식에 얽힌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미쉐린 셰프 정상원은 맛있고 화려한 음식을 뛰어넘어 요리에 인문학의 향기를 입혀 명성을 날렸다. 그는 유년 시절부터 독서가이자 요리사였다. 라면 회사에 다니던 아버지 덕분에 집에는 항상 벌크 포장의 라면 스프가 있었다. 라면 스프로 음식의 간을 맞추던 소년은 수많은 책을 읽으며 과학과 문학 사이를 탐험했고 어른이 되자 요리사가 되었다. 그는 ‘기억의 도서관’ ‘셰프의 아틀리에’ ‘클리퍼를 든 셰프’ 등 책, 그림, 영화를 접목시켜 양식 코스 메뉴를 만들어 냈다.
맛있는 요리를 위한 탐독 여행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
맛있는 순간,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
정상원은 늘 지적 설명을 곁들여 음식을 내어 주었고, 손님들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또 다른 영감을 남겼다. 냉철한 과학도의 시각으로 설계하여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조리한 음식의 마무리는 접시를 받아 든 손님 몫이었다. 이를 위해 정상원은 매일 밤 시, 소설, 철학, 역사를 탐독하며 독서 일기를 썼다. 이효석, 백석, 채만식, 마르셸푸르스트 등 수많은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음식 이야기를 읽는 것은 물론 그 무대를 모두 여행했다.
<글자들의 수프>는 정상원 셰프가 탐독 여행 중 음식과 만난 독서 일기이다. 그는 현기영과 조정래의 이야기 속에서 현대사의 가슴 아픈 밥상을 만나고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앞에서는 소세지 논쟁을 떠올렸다. 더불어 작품 속에서 나타난 음식과 관련된 희노애락을 읽으며 작가들이 표현한 맛의 원천은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기록해 갔다. 그리고 우리에게 음식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이며, 진정한 행복은 무엇이냐고 묻는다.
음식을 만들어 함께 먹는 일은 별것 아닌 일 같지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다. 인류의 문화 곳곳에는 음식과 관련된 흔적이 남아 있고 그 이야기가 쌓이고 쌓여 문학, 역사, 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음식에 맛만을 탐미했을 때 우리의 삶은 빈곤해질 수밖에 없다. 음식 문화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단맛, 쓴맛, 매운맛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스토리텔링 한다면 우리의 행복한 순간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 미쉐린 셰프의 해박한 음식 해석
정상원 셰프는 15년 동안 프렌치 다이닝, 이탈리안 레스토랑, 스페인 식당, 라면 전문점 등을 하며 많은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되기도 했다. 요리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작품 속에 나오는 음식의 조리법과 제철 식재료에 대해 해설하여 작품을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한국 식재료는 물론 서양 식재료와 와인, 맥주까지 알기 쉽게 해설하고 있다.
◉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무대를 직접 답사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해설하는 만큼 그 무대도 천차만별이다. 현기영의 제주, 조정래의 벌교, 한승원의 장흥, 정지아의 지리산 등등 다양한 지역이 등장한다. 작가는 셰프가 제철 재료를 찾아나서듯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지역을 현장 답사한 뒤 그 지역의 음식 문화와 역사까지 해설한다. 또 헤겔을 이해하기 위해 하이델베르크대학교 학생 식당을 방문하는가 하면 네루다를 이해하기 위해 남미 곳곳을 여행하며 글을 썼다. 이 가운데 그가 가장 손꼽는 곳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마르셀 푸르스트가 자랐던 프랑스의 작은 마을 콩브레이다.
자료제공 l 사계절출판사
정상원,《 글자들의 수프 》, 사계절출판사, 2024. 7
미식가의 시대 VS 음식 문화 이해의 빈곤 시대
맛의 원천은 잊을 수 없는 ‘이야기’
인문학의 향기로 요리하는 셰프 정상원
우리는 현재 음식 문화 컨텐츠의 전성시대에 살고 있다. 현지의 맛을 즐기기 위해 해외를 드나드는 건 그렇게 유별난 일도 아니며, 세계 어느 나라의 식재료도 맘만 먹으면 쉽게 구할 수 있다. 이제 음식에 대한 인류의 열망만큼은 국가 간의 장벽을 허물고 하나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풍요의 시대에 살면서 우리는 저마다 미식가를 자처하며 미식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음식에 대한 이해는 빈곤한 모순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저 한 끼 식사에 대단한 의미를 쫓아야 하는가 싶겠지만, 맛있는 한 끼를 원한다면 관심을 갖고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소울푸드의 조건도 화려한 차림새나 고급스러운 맛이 아니다. 맛의 원천은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난 잊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 맛있는 한 끼를 원한다면 음식 문화의 이해와 나만의 이야기를 가치 있게 만들어 가야 한다. 어쩌면 우리의 입맛을 자극하는 것은 음식에 얽힌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미쉐린 셰프 정상원은 맛있고 화려한 음식을 뛰어넘어 요리에 인문학의 향기를 입혀 명성을 날렸다. 그는 유년 시절부터 독서가이자 요리사였다. 라면 회사에 다니던 아버지 덕분에 집에는 항상 벌크 포장의 라면 스프가 있었다. 라면 스프로 음식의 간을 맞추던 소년은 수많은 책을 읽으며 과학과 문학 사이를 탐험했고 어른이 되자 요리사가 되었다. 그는 ‘기억의 도서관’ ‘셰프의 아틀리에’ ‘클리퍼를 든 셰프’ 등 책, 그림, 영화를 접목시켜 양식 코스 메뉴를 만들어 냈다.
맛있는 요리를 위한 탐독 여행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
맛있는 순간,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
정상원은 늘 지적 설명을 곁들여 음식을 내어 주었고, 손님들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또 다른 영감을 남겼다. 냉철한 과학도의 시각으로 설계하여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조리한 음식의 마무리는 접시를 받아 든 손님 몫이었다. 이를 위해 정상원은 매일 밤 시, 소설, 철학, 역사를 탐독하며 독서 일기를 썼다. 이효석, 백석, 채만식, 마르셸푸르스트 등 수많은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음식 이야기를 읽는 것은 물론 그 무대를 모두 여행했다.
<글자들의 수프>는 정상원 셰프가 탐독 여행 중 음식과 만난 독서 일기이다. 그는 현기영과 조정래의 이야기 속에서 현대사의 가슴 아픈 밥상을 만나고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앞에서는 소세지 논쟁을 떠올렸다. 더불어 작품 속에서 나타난 음식과 관련된 희노애락을 읽으며 작가들이 표현한 맛의 원천은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기록해 갔다. 그리고 우리에게 음식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이며, 진정한 행복은 무엇이냐고 묻는다.
음식을 만들어 함께 먹는 일은 별것 아닌 일 같지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다. 인류의 문화 곳곳에는 음식과 관련된 흔적이 남아 있고 그 이야기가 쌓이고 쌓여 문학, 역사, 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음식에 맛만을 탐미했을 때 우리의 삶은 빈곤해질 수밖에 없다. 음식 문화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단맛, 쓴맛, 매운맛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스토리텔링 한다면 우리의 행복한 순간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 미쉐린 셰프의 해박한 음식 해석
정상원 셰프는 15년 동안 프렌치 다이닝, 이탈리안 레스토랑, 스페인 식당, 라면 전문점 등을 하며 많은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되기도 했다. 요리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작품 속에 나오는 음식의 조리법과 제철 식재료에 대해 해설하여 작품을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한국 식재료는 물론 서양 식재료와 와인, 맥주까지 알기 쉽게 해설하고 있다.
◉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무대를 직접 답사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해설하는 만큼 그 무대도 천차만별이다. 현기영의 제주, 조정래의 벌교, 한승원의 장흥, 정지아의 지리산 등등 다양한 지역이 등장한다. 작가는 셰프가 제철 재료를 찾아나서듯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지역을 현장 답사한 뒤 그 지역의 음식 문화와 역사까지 해설한다. 또 헤겔을 이해하기 위해 하이델베르크대학교 학생 식당을 방문하는가 하면 네루다를 이해하기 위해 남미 곳곳을 여행하며 글을 썼다. 이 가운데 그가 가장 손꼽는 곳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마르셀 푸르스트가 자랐던 프랑스의 작은 마을 콩브레이다.
자료제공 l 사계절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