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도서] SF 작가 최초 '맥아더 펠로십' 수상 옥타비아 버틀러 인터뷰집 국내 첫 출간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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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아 버틀러, 콘수엘라 프랜시스『옥타비아 버틀러의 말』표지


SF, 판타지 소설에 인종과 성별, 환경, 정치 및 종교 문제 등을 녹인 작품들을 선보이며 이 장르의 저변을 넓혀온 옥타비아 버틀러의 인터뷰집이 국내 처음으로 출간된다. 


버틀러는 남북전쟁 이전으로 시간 여행을 해 노예 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흑인 여성(『킨』), 17세기 아프리카에서 횡행했던 노예무역을 모티프로 한, 사람들을 교배, 개량하려는 불사의 인물과 그 계획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치유자의 공존(『와일드 시드』), 기후변화와 계급사회에서 발생하는 차별과 혐오를 담아낸 디스토피아 세계(‘우화’ 시리즈) 등으로 SF, 판타지 소설의 또 다른 지평을 연 작가다. 


그의 인터뷰집 『옥타비아 버틀러의 말』 에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버틀러의 작품 세계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동안 만나볼 수 없던 버틀러의 사적인 이야기들이 수록되었다. 스스로를 글 안에 담으면서도 자신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흑인 여성 SF 작가’라는 한정적인 분류에 불편함을 내비쳤던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개인의 정체성이 작품을 통해 서서히 그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작가의 의무를 가리켜 "모든 인간의 차이에 대해 쓰고 독자들이 그걸 받아들일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흑인과 백인, 여성과 남성, 인간과 비인간을 아우르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세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광범위한 작품 세계만큼이나 그 수도 적지 않다. 더 크고 다양한 세계를 그리기 위해 자신에게 있는 공포를 마주하고, 기꺼이 다른 몸이 되어보는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의 이번 인터뷰집은 버틀러의 유산이 집요한 탐구가 낳은 그의 소설들에 있음을 알리는 동시에, 각각의 작업이 '흑인 여성 SF 작가'라는 분류에 갇힐 수 없는 진실을 다루고 있음을 증명한다.


한편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SF 작가 김초엽은 이 책에 대해 "옥타비아 버틀러가 그려내는 인간의 모습은 늘 소름 끼치게 끔찍하고 슬프도록 아름답다"라며 "이 인터뷰집은 어느 한쪽으로 분류할 수 없는 그 다면적인 인간들만큼이나 버틀러 자신도 복잡성을 지닌 매력적인 사람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미 버틀러의 팬인 독자뿐 아니라 버틀러를 이제 막 만나보고 싶은 독자에게도 선물 같은 한 권의 책"이라는 추천사를 남겼다.


저자 옥타비아 버틀러

SF·판타지 소설 작가. 열두 살에 판타지소설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꾸준히 SF를 써나갔다. 1976년 '패터니스트' 시리즈의 첫 권인 『패턴마스터Patternmaster』를 출간했다. 이 시리즈와 더불어 1979년 출간한 『킨』의 성공으로 전업 작가로 전향한다. 이후 '제노제네시스' 3부작, '우화' 시리즈 등을 출간해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모두 받았다. 인종과 젠더, 사회적 위계, 공동체, 종교 등의 광범위한 문제들을 깊이 있게 탐구해왔으며, '아프로퓨처리즘'의 선구자로도 꼽힌다. 1984년에 발표한 중편 『블러드차일드』로 네뷸러상과 휴고상, 로커스상을 수상했고 1995년에는 SF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이른바 '천재들의 상'이라 불리는 '맥아더 펠로십'을 받았다. 2005년 시카고주립대학교 국제 흑인 작가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저자 콘수엘라 프랜시스

찰스턴대학교 영어과 부교수이자 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 프로그램의 책임자로 일했다. 『제임스 볼드윈 비평』을 펴냈으며, <랭스턴 휴스 리뷰The Langston Hughes Review>에 「차이를 (다시) 만들기: 1926년의 할렘르네상스와 불안(Re)Making a Difference: The Harlem Renaissance and the Anxiety of 1926」을 기고했다.


역자 이수현

작가, 번역가.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에서 석사과정까지 공부했다. 2003년 『빼앗긴 자들』을 시작으로 어슐러 K. 르 귄의 여러 작품과 옥타비아 버틀러의 『킨』 『블러드차일드』를 번역했다. 『체체파리의 비법』, 『노인의 전쟁』, 『유리와 철의 계절』,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아메리카에 어서 오세요』, 『아득한 내일』,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 ‘샌드맨’ 시리즈, ‘수확자’ 시리즈, ‘사일로’ 연대기, ‘문 너머’ 시리즈 등 수많은 SF와 판타지, 그래픽노블 등을 번역했다. 저서로는 『북유럽 신화』, 러브크래프트 다시 쓰기 소설 『외계 신장』, 도시 판타지 『서울에 수호신이 있었을 때』가 있다. 


자료제공: 마음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