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에서 그가 한때 좋아했지만, 사법시험 준비로 나중에 즐기자고 미루고 처박아 두었던 물건들이 쏟아져 나왔다. 음악 CD들, 스타워즈 영화 CD들, 건담, 에반게리온, 아톰 등의 만화 영화 CD들, 이 만화 영화의 주인공 피규어들과 조립식 장난감들, 베어브릭, 큐브릭, 퀴베어 등 아트토이 장난감들. 한때 그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그에게 낭만을 선물했던 물건들이지만 그의 꿈과 야망, 그리고 힘든 현실에 밀려 구석에 처박혔다. 그의 관심이 닿지 않고 빛도 들어가지 않는 구석으로, 깊은 서랍 안으로 들어가 먼지만 쌓인 채 방치되었다. 그는 이 물건들에서 여전히 가슴을 설레게 하는 몇 가지를 선택했다." _책 속에서, p. 66.
정민주 저,《 자귀나무꽃이 필 때 》, 북랩, 2023. 11.
안정적인 삶을 좇다 보면 나를 살피는 일을 줄곧 망각하고는 한다. 한 때 나를 설레게 한 사물이나 일을 더 이상 찾지 않는 이유는 윤택한 삶을 살기 위한 능력의 개발과 성장에 ‘불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뒤로 한 것들은 우연한 사건을 만나 관성으로 사는 삶에 고요하지만 분명한 파문을 일으킨다.
숨 가쁘게 살아낸 하루의 끝에서 느끼는 알 수 없는 허무와 고독은 방향성을 상실한 채 내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넌지시 말하지만, 책 속의 주인공은 이러한 감정도 삶의 일부로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여느 중년과 다름없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런 뇌출혈 사고를 겪게 된 그는 몸을 추스르기 위해 내려간 고향에서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을 다시 차근차근 익혀간다.
좋아하지만 배워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학원에 등록하면서 활력을 얻는다. 이렇게 직장을 떠나고 자신을 살필 수 있게 되지만 그 자신과의 바람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예기치 못한 만남에 후회와 고민을 거듭한다. 그러나 자귀나무꽃이 흐르러지게 피는 계절, 피아노 학원으로 가는 길목에 가득 퍼지는 향을 맡으며 삶에서 마주하는 사건들과 사람들, 그로 인해 마주하게 되는 감정의 기억을 시간이 흘러 같은 계절이 돌아왔을 때 추억할 기억으로 간직한다.
저자는 영문학과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10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사색했으며 출간한 소설로는 영어 소설 ‘The Anchor’와 한글 소설 ‘마네킹’, ‘자귀나무꽃이 필 때’가 있다. 영어 번역서로 소설 ‘When Silk Tree Flowers Blossom’이 있다. ‘자귀나무꽃이 필 때’는 1부로 한글 소설, 2부는 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근무해 온 저자가 직접 번역한 영어 번역본을 수록했다. 한글과 영어로 모두 접할 수 있는 소설은 언어에 따른 색다른 감상과 함께 독서의 즐거움을 더해줄 것이다.
주인공의 내밀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누구에게나 자귀나무꽃 피는 계절은 돌아온다. 그 시기와 나이는 상관이 없다.
자료제공 l 북랩
"구석구석에서 그가 한때 좋아했지만, 사법시험 준비로 나중에 즐기자고 미루고 처박아 두었던 물건들이 쏟아져 나왔다. 음악 CD들, 스타워즈 영화 CD들, 건담, 에반게리온, 아톰 등의 만화 영화 CD들, 이 만화 영화의 주인공 피규어들과 조립식 장난감들, 베어브릭, 큐브릭, 퀴베어 등 아트토이 장난감들. 한때 그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그에게 낭만을 선물했던 물건들이지만 그의 꿈과 야망, 그리고 힘든 현실에 밀려 구석에 처박혔다. 그의 관심이 닿지 않고 빛도 들어가지 않는 구석으로, 깊은 서랍 안으로 들어가 먼지만 쌓인 채 방치되었다. 그는 이 물건들에서 여전히 가슴을 설레게 하는 몇 가지를 선택했다." _책 속에서, p. 66.
안정적인 삶을 좇다 보면 나를 살피는 일을 줄곧 망각하고는 한다. 한 때 나를 설레게 한 사물이나 일을 더 이상 찾지 않는 이유는 윤택한 삶을 살기 위한 능력의 개발과 성장에 ‘불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뒤로 한 것들은 우연한 사건을 만나 관성으로 사는 삶에 고요하지만 분명한 파문을 일으킨다.
숨 가쁘게 살아낸 하루의 끝에서 느끼는 알 수 없는 허무와 고독은 방향성을 상실한 채 내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넌지시 말하지만, 책 속의 주인공은 이러한 감정도 삶의 일부로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여느 중년과 다름없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런 뇌출혈 사고를 겪게 된 그는 몸을 추스르기 위해 내려간 고향에서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을 다시 차근차근 익혀간다.
좋아하지만 배워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학원에 등록하면서 활력을 얻는다. 이렇게 직장을 떠나고 자신을 살필 수 있게 되지만 그 자신과의 바람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예기치 못한 만남에 후회와 고민을 거듭한다. 그러나 자귀나무꽃이 흐르러지게 피는 계절, 피아노 학원으로 가는 길목에 가득 퍼지는 향을 맡으며 삶에서 마주하는 사건들과 사람들, 그로 인해 마주하게 되는 감정의 기억을 시간이 흘러 같은 계절이 돌아왔을 때 추억할 기억으로 간직한다.
저자는 영문학과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10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사색했으며 출간한 소설로는 영어 소설 ‘The Anchor’와 한글 소설 ‘마네킹’, ‘자귀나무꽃이 필 때’가 있다. 영어 번역서로 소설 ‘When Silk Tree Flowers Blossom’이 있다. ‘자귀나무꽃이 필 때’는 1부로 한글 소설, 2부는 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근무해 온 저자가 직접 번역한 영어 번역본을 수록했다. 한글과 영어로 모두 접할 수 있는 소설은 언어에 따른 색다른 감상과 함께 독서의 즐거움을 더해줄 것이다.
주인공의 내밀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누구에게나 자귀나무꽃 피는 계절은 돌아온다. 그 시기와 나이는 상관이 없다.
자료제공 l 북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