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도서] 신분, 금기, 이념, 제도의 벽을 가뿐히 부수고 달려가는 힘 - 《 18세기의 사랑: 낭만의 혁명과 연애의 탄생 》출간

2024-01-03

고은임·김영욱·김한결·류혜원·민은경·박재연·이경진·이영목·이욱진·이충훈·정희원·채승기·최요환·최형섭 저, 

『18세기의 사랑: 낭만의 혁명과 연애의 탄생』, 문학동네, 2024. 1.


*  *

"유럽의, 특히 프랑스의 18세기는 ‘빛의 세기’이자 ‘철학자들의 세기’이다.

‘낭만적 사랑’은 유럽 18세기의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다."

__머리말에서

 

『18세기의 사랑: 낭만의 혁명과 연애의 탄생』은 한국18세기학회에서 활동하는 인문학자 열네 명이 ‘사랑’을 키워드로 18세기 사랑에 얽힌 이야기와 역사를 탐구한 책이다. 사랑은 지극히 사적인 문제처럼 보이지만 개인의 갈망과 욕망은 사회를 변화시켰고, 반대로 세상의 억압이나 시대의 변화가 사랑이란 관념에 혁명적인 전환을 가져오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문학가와 철학가의 지적이고도 환희에 찬 연애, 사교계 남녀의 은밀한 유혹, 자화상과 신화화(神話畵)에 나타난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통해 사랑을 진지하게 탐구했다. 각자의 사랑 이야기에 계몽주의, 낭만주의의 시작, 개인의 등장과 제국주의와 인종주의의 그늘, 그리스 로마 신화 등 제법 묵직한 주제가 갈피갈피 끼어들지만, 결말이 궁금한 로맨스 드라마의 다음 회처럼 어느새 단숨에 읽힌다.

 

유럽의, 특히 프랑스의 18세기는 ‘빛의 세기’이자 ‘철학자들의 세기’이다. 이 시기 사랑은 혁명적 변혁을 겪으며 도약했다. 유럽 18세기의 위대한 발명품, ‘낭만적 사랑’이란 개념이 탄생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드디어 영혼과 육체를 분리해서 바라보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온전한 개인으로 존재하며, ‘영혼의 반쪽’을 만나는 합일의 관계를 꿈꿨다. 「낭만적 사랑의 혁명」에서는 슐레겔의 소설 『루친데』를 통해, 사랑과 우정 사이의 우열 관계에 대한 오랜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사랑이 “인간관계 가운데 가장 총체적인 것이자 가장 배타적인 것”으로 격상하는 낭만적 사랑이라는 이데올로기의 형성 과정을 보여준다.

 

‘18세기의 사랑’ 프로젝트를 이끈 한국18세기학회장 이영목 교수(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의 다양한 표현에서 어떤 인간의 본성을 읽기에는 우리의 이성이 너무 제한적”이라고 하며, “다만 지금 현재로서는 ‘알려는 용기’를 가지고 ‘우리의 정원을 경작’할 뿐”이라고 덧붙인다.

 

누구나 사랑을 한다. 인간은 사랑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사랑은 일면 변덕스럽고 종잡을 수 없어 보이지만 끝내 탐구해야 할 인간의 조건이다. 인류 역사의 동력인 사랑은 문학과 역사, 철학과 사회에 대한 성찰에도 커다란 흔적을 남기고 때론 변화를 이끌었다. 따라서 낭만과 혁명과 연애를 탄생하게 한 18세기 사랑에 관한 수많은 현상, 욕망, 이데올로기를 연구한 이 책은 인간 존재를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학문의 궁극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제공 l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