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억지로 분리하지 않는다. 삶을 담는 그릇이 달라졌을 뿐이다. 늦게까지 친구와 놀고 싶을 때, 혹은 친구와 꼭 그 게임을 하고 싶을 때 화면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본인과 생각과 취향과 온도가 비슷한 사람을 만나 연결되기 원하는 기본적인 욕구가 주변에서 채워질 수 없으면 온라인을 향할 따름이다. 학교에서 소위 인기 있는 ‘인싸’가 되고픈 바람과 온라인에서 디지털 브랜드로서 명성을 얻고픈 마음에 우열이 있을까.
― 「1장 | 아이들은 화면에 ‘중독’된 걸까」 중에서

김지윤, 《 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 , 사이드웨이, 2024. 2
한국인은 일평생 약 34년을 인터넷에서 보낸다. 3세부터 9세 아동의 인터넷 이용률은 91퍼센트를 넘는다고 집계된다. 저마다 ‘내 화면’을 한두 개쯤은 갖게 된 세상, 그야말로 모든 것이 ‘화면 안에서’ 가능해진 세상이다. 거대 테크 기업들이 매일처럼 쏟아내는 온갖 자극과 정보들은 우리의 일상을 에워싸고 있으며, 더욱이 AI의 공습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위기감은 한층 고조되는 중이다. 분명 어른들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기가 쉽지 않은 이런 상황에서, 흔히 ‘Z세대’나 ‘알파세대’로 일컬어지는 아이들은 온라인이 기본값이 되어버린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지금 이 순간, 화면과 삶의 중첩된 경계를 태어난 직후부터 맞닥뜨리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2022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 청소년의 하루 평균 인터넷 이용 시간은 모바일과 PC를 합해 479.6분(약 8시간)에 이른다. 기성세대는 디지털 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른들이 “현실에 더 중요한 일들”을 제쳐놓고 화면에 몰두하는 아이들을 인내하기란 쉽지 않다. 아이들은 유튜브나 틱톡, 인스타그램에서 온갖 콘텐츠를 섭렵하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식사도 건너뛴 채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에 열중한다. 어른들 커뮤니티에서 아이들을 화면에서 ‘끊어내야’ 한다는, 화면으로로부터 ‘구출해야’ 한다는 부모님들의 한탄을 마주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화면을 둘러싼 이런 세대 간의 갈등은 가히 세계관의 충돌이라 할 만하다. 부모님보다 알고리즘, 스트리머가 본인의 아이를 더 잘 안다는 농담은 진실에 가까워졌다. 화면은 한 사람의 우선순위를 그대로 흡수해 온통 그 사람을 에워싸는 ‘환경’이 되었고, 이는 특히 ‘인터넷이 없던 세상을 겪어본 적 없는’ 세대에겐 더욱 그렇다. 우리는 그들과 화면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화면 속 세상을 ‘태어나서부터’ 바로 마주해야만 했던 아이들은 그 안에서 무엇을 찾고, 무엇을 느끼며, 무엇과 싸우고 있을까? 그들은 왜 ‘스마트폰을 부수는 것을 자신을 부수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는가? 요컨대, 그들의 화면 속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온라인은 우리가 태어나 죽는 생애 전반에 포진해 있고, 아이들은 바로 그런 환경에서 자신들의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 저자 김지윤은 이런 양상을 “기성세대가 화면의 명암을 만들었다면, 그들의 자식들은 그 명암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을 비롯한 화면의 파급력이 모든 걸 집어삼킬 듯 미래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무슨 조언을 들려주고, 그들을 위해 어떤 세상을 마련해주어야 할까? 저자는 이 책에서 변화무쌍한 삶과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자신의 삶 깊숙이 끌어들인 어린 세대가 어떤 관점과 자세로 이 불확실한 세계를 살아가야 할지, 또 우리 사회는 아이들을 위해서 어떤 토양과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지 실천적으로 조망한다.
자료제공 l 사이드웨이
결국 이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억지로 분리하지 않는다. 삶을 담는 그릇이 달라졌을 뿐이다. 늦게까지 친구와 놀고 싶을 때, 혹은 친구와 꼭 그 게임을 하고 싶을 때 화면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본인과 생각과 취향과 온도가 비슷한 사람을 만나 연결되기 원하는 기본적인 욕구가 주변에서 채워질 수 없으면 온라인을 향할 따름이다. 학교에서 소위 인기 있는 ‘인싸’가 되고픈 바람과 온라인에서 디지털 브랜드로서 명성을 얻고픈 마음에 우열이 있을까.
― 「1장 | 아이들은 화면에 ‘중독’된 걸까」 중에서
김지윤, 《 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 , 사이드웨이, 2024. 2
한국인은 일평생 약 34년을 인터넷에서 보낸다. 3세부터 9세 아동의 인터넷 이용률은 91퍼센트를 넘는다고 집계된다. 저마다 ‘내 화면’을 한두 개쯤은 갖게 된 세상, 그야말로 모든 것이 ‘화면 안에서’ 가능해진 세상이다. 거대 테크 기업들이 매일처럼 쏟아내는 온갖 자극과 정보들은 우리의 일상을 에워싸고 있으며, 더욱이 AI의 공습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위기감은 한층 고조되는 중이다. 분명 어른들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기가 쉽지 않은 이런 상황에서, 흔히 ‘Z세대’나 ‘알파세대’로 일컬어지는 아이들은 온라인이 기본값이 되어버린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지금 이 순간, 화면과 삶의 중첩된 경계를 태어난 직후부터 맞닥뜨리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2022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 청소년의 하루 평균 인터넷 이용 시간은 모바일과 PC를 합해 479.6분(약 8시간)에 이른다. 기성세대는 디지털 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른들이 “현실에 더 중요한 일들”을 제쳐놓고 화면에 몰두하는 아이들을 인내하기란 쉽지 않다. 아이들은 유튜브나 틱톡, 인스타그램에서 온갖 콘텐츠를 섭렵하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식사도 건너뛴 채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에 열중한다. 어른들 커뮤니티에서 아이들을 화면에서 ‘끊어내야’ 한다는, 화면으로로부터 ‘구출해야’ 한다는 부모님들의 한탄을 마주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화면을 둘러싼 이런 세대 간의 갈등은 가히 세계관의 충돌이라 할 만하다. 부모님보다 알고리즘, 스트리머가 본인의 아이를 더 잘 안다는 농담은 진실에 가까워졌다. 화면은 한 사람의 우선순위를 그대로 흡수해 온통 그 사람을 에워싸는 ‘환경’이 되었고, 이는 특히 ‘인터넷이 없던 세상을 겪어본 적 없는’ 세대에겐 더욱 그렇다. 우리는 그들과 화면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화면 속 세상을 ‘태어나서부터’ 바로 마주해야만 했던 아이들은 그 안에서 무엇을 찾고, 무엇을 느끼며, 무엇과 싸우고 있을까? 그들은 왜 ‘스마트폰을 부수는 것을 자신을 부수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는가? 요컨대, 그들의 화면 속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온라인은 우리가 태어나 죽는 생애 전반에 포진해 있고, 아이들은 바로 그런 환경에서 자신들의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 저자 김지윤은 이런 양상을 “기성세대가 화면의 명암을 만들었다면, 그들의 자식들은 그 명암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을 비롯한 화면의 파급력이 모든 걸 집어삼킬 듯 미래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무슨 조언을 들려주고, 그들을 위해 어떤 세상을 마련해주어야 할까? 저자는 이 책에서 변화무쌍한 삶과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자신의 삶 깊숙이 끌어들인 어린 세대가 어떤 관점과 자세로 이 불확실한 세계를 살아가야 할지, 또 우리 사회는 아이들을 위해서 어떤 토양과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지 실천적으로 조망한다.
자료제공 l 사이드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