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프 클로델 저·길경선 역, 《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 》, 은행나무, 2024. 3
“현재 진행형인 난민들의 비극 앞에서, 정치와 언론의 무능함 앞에서, 사람들의 무관심과 이기주의 앞에서 필리프 클로델은 작가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 이렇게 작가는 문학의 사회적 역할과 미학적 실현을 동시에 달성한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인간의 본성을 해부하듯 탐구한 신선하고 으스스한 작품”(〈르 피가로〉)이라는 평처럼, 소설은 불가사의한 사건을 마주한 자들의 심리를 소름 끼칠 정도로 가감 없이 파헤친다. 교사, 신부, 시장, 의사, 경찰 등 익명의 인물들은 순진한 이상주의자부터 타락한 위선자까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생생하게 구현하며 이야기를 보편적으로 확장한다. 선과 악의 구분은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만들어 편히 발 뻗고 자기 위한 방법”이라는 통찰하에 독자는 정의와 불의가 한데 뒤섞인 이들의 복잡한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게 된다. 소설은 긴장되고 팽팽한 문체로 “자신의 어둠을 제대로 마주하게 된” 자들이 겪는 불안, 죄책감, 부끄러움, 후회, 공포 등의 원초적 감정을 탐구하며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긴다.
이 작품에 관한 인터뷰에서 필리프 클로델은 ‘섬’이라는 공간을 통해 현대인의 개인주의를 은유한 어두운 동화를 쓰고자 했다고 한다. 팬데믹의 여파와 유럽 난민들에게 엄혹한 시선이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 그는 모두가 자신만의 고립된 섬에서 살고자 한다면 결국 모든 사회적 결속력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사려 깊은 우려에서 탄생한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 현대 사회가 평화를 유지해온 방식에 감춰진 폭력성을 들추어낸다. ‘섬’이라는 안락한 울타리를 짓고 그 안의 균질적인 ‘우리’에 머무르며 다른 존재를 배제하는 모습은 인간의 탐욕이 쌓아 올린 진보의 어두운 이면이다.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공동체를 병들게 하는 집단적 무관심과 이기심을 압축한 문학적 공간을 펼쳐 보인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재고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결속과 통합을 고민해야 하는 지금, 이 한 편의 생생한 우화는 우리에게 서늘하지만 날카로운 통찰을 선사할 것이다.
자료제공 l 은행나무
필리프 클로델 저·길경선 역, 《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 》, 은행나무, 2024. 3
“현재 진행형인 난민들의 비극 앞에서, 정치와 언론의 무능함 앞에서, 사람들의 무관심과 이기주의 앞에서 필리프 클로델은 작가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 이렇게 작가는 문학의 사회적 역할과 미학적 실현을 동시에 달성한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인간의 본성을 해부하듯 탐구한 신선하고 으스스한 작품”(〈르 피가로〉)이라는 평처럼, 소설은 불가사의한 사건을 마주한 자들의 심리를 소름 끼칠 정도로 가감 없이 파헤친다. 교사, 신부, 시장, 의사, 경찰 등 익명의 인물들은 순진한 이상주의자부터 타락한 위선자까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생생하게 구현하며 이야기를 보편적으로 확장한다. 선과 악의 구분은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만들어 편히 발 뻗고 자기 위한 방법”이라는 통찰하에 독자는 정의와 불의가 한데 뒤섞인 이들의 복잡한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게 된다. 소설은 긴장되고 팽팽한 문체로 “자신의 어둠을 제대로 마주하게 된” 자들이 겪는 불안, 죄책감, 부끄러움, 후회, 공포 등의 원초적 감정을 탐구하며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긴다.
이 작품에 관한 인터뷰에서 필리프 클로델은 ‘섬’이라는 공간을 통해 현대인의 개인주의를 은유한 어두운 동화를 쓰고자 했다고 한다. 팬데믹의 여파와 유럽 난민들에게 엄혹한 시선이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 그는 모두가 자신만의 고립된 섬에서 살고자 한다면 결국 모든 사회적 결속력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사려 깊은 우려에서 탄생한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은 현대 사회가 평화를 유지해온 방식에 감춰진 폭력성을 들추어낸다. ‘섬’이라는 안락한 울타리를 짓고 그 안의 균질적인 ‘우리’에 머무르며 다른 존재를 배제하는 모습은 인간의 탐욕이 쌓아 올린 진보의 어두운 이면이다.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공동체를 병들게 하는 집단적 무관심과 이기심을 압축한 문학적 공간을 펼쳐 보인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재고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결속과 통합을 고민해야 하는 지금, 이 한 편의 생생한 우화는 우리에게 서늘하지만 날카로운 통찰을 선사할 것이다.
자료제공 l 은행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