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유학 중이던 광고AE, 아트디렉터, 방송피디, 공연기획자, 미술 전시기획자들이 의기투합하여 2010년 ‘대한민국캡’이라는 택시앱에 VIP의전, 이벤트, MICE를 접목시킨 회사를 만들었어요. 우버가 나오기도 전이었고, 카카오택시 출시보다도 5년 빨랐죠.
자금난으로 지금은 앱이 없어졌지만, 소그룹 여행으로 기회를 보던 차에 어느 갤러리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단체 관광객을 봤습니다. 미술에 집중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동시에 그림을 보고 느낄 시간 없이 설명만 듣고 가는 게 안타깝기도 했어요. 더 많은 여행객에게 우리가 진짜 예술을 느끼게 해주자, 그런 생각이 들어 그 길로 빨간색을 테마로 갤러리 투어와 나이트클럽 투어를 시작했어요.
갤러리는 그렇다 치고, 클럽투어를 왜 했냐면, 사실 밤에 놀고 싶었어요. 저희들이 유학 시절 만났다고 했잖아요. 런던대학교가 매주 화요일마다 파티를 여는 곳이 클럽이었어요. 런던판 클럽데이였죠. 그래서 그 클럽들로 배낭여행객들을 초대해 보자 했던 거예요. 물론 갤러리 투어의 주 무대는 테이트 모던과 사치 갤러리였고요.
저희가 예능감이 있긴 하지만, 엄연히 예술 전공자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진지하게 우리가 바라보는 예술을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지식을 전달하면 고개를 끄덕일 뿐이지만, 감동을 드리면 오랫동안 가슴에 남게 됩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여행이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빨간바지투어 제공
빨간바지투어 여행의 키워드가 민주주의, 왕실, 명품, 스포츠라고 하던데요, 이 주제들은 어떻게 런던 여행과 연결되나요?
영국은 세계최초라는 타이틀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말은 전 세계에 그들의 문화를 뿌리내렸다는 뜻이지요. 21세기에도 버젓이 왕실이 존재하는 나라라는 것도 아이러니한데, 이 왕족 덕분에 의회 민주주의가 태동했다는 것도 아이러니 한 일입니다. 국회라는 단어가 바로 이곳 영국에서 탄생했습니다.
또, 산업혁명의 나라답게 백만장자도 굉장히 많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명품 쇼핑이 보편화되어 있지요. 특히 몇 대를 이어서 전통을 지켜나가는 테일러 메이드 브랜드들이 많고, 그중 최고에는 왕실에서 '로얄워런트'라는 문장을 하사하지요. 영국을 마케팅하기 위해 왕실이 존재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왕실은 골프를 보급시켰고, 테니스를 시작했어요. 영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축구 협회는 온 세계에 축구 중독자들을 양산해 냈습니다. 록과 팝 음악도 빠질 수 없지요. 문화 강국의 확실한 이정표입니다. 그래서 런던을 여행할 때는 이 키워드만 따라 가도 영국의 핵심을 볼 수 있습니다.
영국 왕실이 인정하는 브랜드에 내려지는 로열워런트
여행 일선에 계신 분으로서 런던은 어떤 도시인가요?
“런던에 싫증난 사람은 세상에 싫증난 사람이다”라는 싫증날 정도로 많이 회자되는 말이 있지요. 한국에 살 때는 저도 미쳤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런던에서는 그냥 보통 사람입니다. 여기는 그냥 미친 도시예요. 그런데 그 안에 규칙과 매너가 있습니다. 개망나니 훌리건과 젠틀맨이 동시에 존재하는 도시입니다. 저희와 함께 여행했던 분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이것도 런던 거였어요?’, ‘이 사람도 런던출신이에요?’입니다. 로마에서는 2천 년 전 이야기를 하고, 파리에서는 20세기 초 이야기만 하고 있지요. 런던은 현재를 살아가는 도시입니다.
코울드롭야드와 랜드스크레이퍼를 품으며 새롭게 부상한 런던 킹스크로스
요즘 특히 런던에서 주목하고 계신 장소가 있나요?
18세기 증기기관, 19세기 전기, 그로 인해 템즈 강변에 생겨난 뱅크사이드 파워스테이션, 20세기 www 인터넷 발명, 21세기 AI 알파고. 모든 혁명이 여기에서 시작되었지요. 그 결과 한 지역이 흥했다 망했다를 몇 번씩이나 반복합니다. 그래서 영국에서 도시 재생이란 개념도 태어났지요.
코울드롭야드 | 빨간바지투어 제공
해리포터로 유명한 킹스크로스역 뒤에 21세기의 다빈치라 불리는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헤드윅이 만든 코울드롭야드와 랜드스크레이퍼가 제가 주목하는 공간입니다. 글로벌 기업 메타와 구글 삼성이 그곳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습니다. 거기에 런던 예술대 센트럴 세인트 마틴이 예술혼을 불어넣고 있고요. 이미 로컬들에게는 유명하지만 더 유명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 대학 | 빨간바지투어 제공
핑크플로이드의 음반 재킷이자 〈다크나이트〉 촬영지로 유명한 폐 발전소 배터시도 애플의 유럽HQ가 되면서 환골탈태를 했습니다. 그곳에 미 대사관과 코벤트 가든까지 옮겨왔지요. 건물 사이에 유리 수영장 다리가 놓이고,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건물들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올라가 있습니다.
배터시 파워스테이션
뉴 코벤트 가든
파이어 나이트클럽
대표님의 비밀스런 런던 여행 팁 한두 가지만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일단 잘 먹어야지요. 미슐랭 앱을 깔고 주변 검색을 하면 338개의 식당이 나옵니다. 굉장한 숫자지요. 거기만 찾아다녀도 “런던 먹을 거 없더라”는 말이 안 나올 것입니다. 럭셔리의 끝판왕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런던에는 1,500개의 갤러리가 있습니다. 무엇을 볼까 생각할 시간조차 없어요. 테이트 모던, 내셔널, 사치. 지역으로는 메이페어, 피츠로비아, 쇼디치에 가보시면 이색적인 작은 갤러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 같은 미술 경매장에 가서 세계적인 큰손들 근처에 앉아 보세요. 거기서 마시는 커피 맛이 특히 고급지게 느껴지실 거예요.
밤 문화도 빼놓을 수 없지요. 파리라고 매일 밤 발레를 볼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로마에서 매일 밤 오페라를 볼 수도 없고요. 런던은 다릅니다. 매일 밤 뮤지컬, 연극을 볼 수 있습니다. 비싼 뮤지컬뿐만 아니라, 소호, 캠든, 쇼디치, 브릭스턴에 있는 라이브 클럽에서 술 한 잔만 시키면 미래의 월드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영국 위스키도 꼭 드셔보시고요.
성종민
런던대 문화예술정책 석사 / (주)빨간바지 대표 / 공인 문화해설사
공학도에서 비보이, 패션 브랜드 CEO, 문화기획자까지. 30세에 창업한 회사에서 전문 경영인에 의해 방출된 뒤, 스티브 잡스의 졸업 연설에 영감을 받아 영국 유학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다. 이후 여행과 예술의 접점을 찾아 15년째 ‘빨간바지 투어’를 운영 중이다. British Guide Guild에 소속된 한국인 공인 문화해설사 4인 중 한 명이다. 함께 쓴 책으로 『미래의 런던 아이코닉 런던』이 있다.
🔖 여행 기획자가 큐레이션하는 스토리가 있는 런던의 호텔들!
1️⃣ 호텔 카페 로얄(Hotel Café Royal)
1865년, 프랑스 와인 상인 다니엘 니콜스(Daniel Nicols)는 빚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파산할 위기에 처하고 채권자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그는 단돈 5파운드만 들고 아내 셀레스틴과 함께 런던으로 피신하지요. 프랑스의 음식과 문화가 영국에 잘 먹힌다는 사실을 간파한 그는 열심히 돈을 모아 리젠트 스트리트 중심에 파리풍 브라세리인 카페 레스토랑 니콜스(Café Restaurant Nicols)를 세웁니다. 이곳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영국인으로 귀하한 다니엘 니콜스는 카페 이름을 ‘카페 로얄(Café Royal)’로 바꾸어 사업을 확장합니다.
‘카페 로얄(Café Royal)’은 런던 사교계의 중심이었습니다. 오스카 와일드, 윈스턴 처칠, 버지니아 울프, 거기에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데이비드 보위까지 수많은 예술가와 정치인이 몰려들었습니다. 특히 오스카 와일드가 이곳을 자주 방문했는데, 덕분에 카페 호텔 로얄에는 그의 이름 딴 ‘오스카 와일드 라운지’와 ‘오스카 스위트룸’도 있답니다.
해야 할 일을 잠시 놓아두고 새로운 도시에서
매거진 에디터와 여행 기획자가 제안하는 방학을 즐겨 보세요.
한 주에 한 번, 한 달 동안 당신의 방학 시간표를 그려 드립니다.
도시 방학: 런던 #4
런던 여행 고수가 알려주는 런던의 핫플레이스
"로마에서는 2천 년 전 이야기를 하고,
파리에서는 20세기 초의 이야기를 합니다.
런던에서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이야기를 합니다."
런던은 유럽의 대도시 중에서도 가장 미래지향적입니다.
그리고 선도적이지요. 트렌드를 이끈다고 할까요?
산업혁명, 스포츠, 음악, 도시재생까지
많은 것이 런던에서 시작되었고 세상은 그 뒤를 따랐습니다.
'도시 방학: 런던' 네 번째 뉴스레터에서는
런던에 살고, 런던을 가장 잘 아는 고수에게
지금의 런던을 여행하는 법을 들어봅니다.
빨간바지투어 제공
빨간바지투어는 어떤 회사인가요?
런던에서 유학 중이던 광고AE, 아트디렉터, 방송피디, 공연기획자, 미술 전시기획자들이 의기투합하여 2010년 ‘대한민국캡’이라는 택시앱에 VIP의전, 이벤트, MICE를 접목시킨 회사를 만들었어요. 우버가 나오기도 전이었고, 카카오택시 출시보다도 5년 빨랐죠.
자금난으로 지금은 앱이 없어졌지만, 소그룹 여행으로 기회를 보던 차에 어느 갤러리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단체 관광객을 봤습니다. 미술에 집중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동시에 그림을 보고 느낄 시간 없이 설명만 듣고 가는 게 안타깝기도 했어요. 더 많은 여행객에게 우리가 진짜 예술을 느끼게 해주자, 그런 생각이 들어 그 길로 빨간색을 테마로 갤러리 투어와 나이트클럽 투어를 시작했어요.
갤러리는 그렇다 치고, 클럽투어를 왜 했냐면, 사실 밤에 놀고 싶었어요. 저희들이 유학 시절 만났다고 했잖아요. 런던대학교가 매주 화요일마다 파티를 여는 곳이 클럽이었어요. 런던판 클럽데이였죠. 그래서 그 클럽들로 배낭여행객들을 초대해 보자 했던 거예요. 물론 갤러리 투어의 주 무대는 테이트 모던과 사치 갤러리였고요.
저희가 예능감이 있긴 하지만, 엄연히 예술 전공자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진지하게 우리가 바라보는 예술을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지식을 전달하면 고개를 끄덕일 뿐이지만, 감동을 드리면 오랫동안 가슴에 남게 됩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여행이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빨간바지투어 제공
빨간바지투어 여행의 키워드가 민주주의, 왕실, 명품, 스포츠라고 하던데요, 이 주제들은 어떻게 런던 여행과 연결되나요?
영국은 세계최초라는 타이틀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말은 전 세계에 그들의 문화를 뿌리내렸다는 뜻이지요. 21세기에도 버젓이 왕실이 존재하는 나라라는 것도 아이러니한데, 이 왕족 덕분에 의회 민주주의가 태동했다는 것도 아이러니 한 일입니다. 국회라는 단어가 바로 이곳 영국에서 탄생했습니다.
또, 산업혁명의 나라답게 백만장자도 굉장히 많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명품 쇼핑이 보편화되어 있지요. 특히 몇 대를 이어서 전통을 지켜나가는 테일러 메이드 브랜드들이 많고, 그중 최고에는 왕실에서 '로얄워런트'라는 문장을 하사하지요. 영국을 마케팅하기 위해 왕실이 존재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왕실은 골프를 보급시켰고, 테니스를 시작했어요. 영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축구 협회는 온 세계에 축구 중독자들을 양산해 냈습니다. 록과 팝 음악도 빠질 수 없지요. 문화 강국의 확실한 이정표입니다. 그래서 런던을 여행할 때는 이 키워드만 따라 가도 영국의 핵심을 볼 수 있습니다.
여행 일선에 계신 분으로서 런던은 어떤 도시인가요?
“런던에 싫증난 사람은 세상에 싫증난 사람이다”라는 싫증날 정도로 많이 회자되는 말이 있지요. 한국에 살 때는 저도 미쳤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런던에서는 그냥 보통 사람입니다. 여기는 그냥 미친 도시예요. 그런데 그 안에 규칙과 매너가 있습니다. 개망나니 훌리건과 젠틀맨이 동시에 존재하는 도시입니다. 저희와 함께 여행했던 분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이것도 런던 거였어요?’, ‘이 사람도 런던출신이에요?’입니다. 로마에서는 2천 년 전 이야기를 하고, 파리에서는 20세기 초 이야기만 하고 있지요. 런던은 현재를 살아가는 도시입니다.
요즘 특히 런던에서 주목하고 계신 장소가 있나요?
18세기 증기기관, 19세기 전기, 그로 인해 템즈 강변에 생겨난 뱅크사이드 파워스테이션, 20세기 www 인터넷 발명, 21세기 AI 알파고. 모든 혁명이 여기에서 시작되었지요. 그 결과 한 지역이 흥했다 망했다를 몇 번씩이나 반복합니다. 그래서 영국에서 도시 재생이란 개념도 태어났지요.
해리포터로 유명한 킹스크로스역 뒤에 21세기의 다빈치라 불리는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헤드윅이 만든 코울드롭야드와 랜드스크레이퍼가 제가 주목하는 공간입니다. 글로벌 기업 메타와 구글 삼성이 그곳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습니다. 거기에 런던 예술대 센트럴 세인트 마틴이 예술혼을 불어넣고 있고요. 이미 로컬들에게는 유명하지만 더 유명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핑크플로이드의 음반 재킷이자 〈다크나이트〉 촬영지로 유명한 폐 발전소 배터시도 애플의 유럽HQ가 되면서 환골탈태를 했습니다. 그곳에 미 대사관과 코벤트 가든까지 옮겨왔지요. 건물 사이에 유리 수영장 다리가 놓이고,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건물들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올라가 있습니다.
대표님의 비밀스런 런던 여행 팁 한두 가지만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일단 잘 먹어야지요. 미슐랭 앱을 깔고 주변 검색을 하면 338개의 식당이 나옵니다. 굉장한 숫자지요. 거기만 찾아다녀도 “런던 먹을 거 없더라”는 말이 안 나올 것입니다. 럭셔리의 끝판왕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런던에는 1,500개의 갤러리가 있습니다. 무엇을 볼까 생각할 시간조차 없어요. 테이트 모던, 내셔널, 사치. 지역으로는 메이페어, 피츠로비아, 쇼디치에 가보시면 이색적인 작은 갤러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 같은 미술 경매장에 가서 세계적인 큰손들 근처에 앉아 보세요. 거기서 마시는 커피 맛이 특히 고급지게 느껴지실 거예요.
밤 문화도 빼놓을 수 없지요. 파리라고 매일 밤 발레를 볼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로마에서 매일 밤 오페라를 볼 수도 없고요. 런던은 다릅니다. 매일 밤 뮤지컬, 연극을 볼 수 있습니다. 비싼 뮤지컬뿐만 아니라, 소호, 캠든, 쇼디치, 브릭스턴에 있는 라이브 클럽에서 술 한 잔만 시키면 미래의 월드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영국 위스키도 꼭 드셔보시고요.
함께 쓴 책으로 『미래의 런던 아이코닉 런던』이 있다.
전체 뉴스레터를 읽고 싶으시다면
지금 브릭스 매거진앤트래블 멤버십에 3개월 무료로 가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