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촬영을 시작합니다 #3
오늘 날씨가 좋죠?
인터뷰를 밖에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익명의 제보를 받는 것도 아니고 공원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으니까. 날씨도 따라줘야 하고, 소음 문제는 정말 크다. 인터뷰이에게는 약간 준비가 안 된 채 인터뷰를 하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촬영은 종종 야외에서 한다. 좋은 배경, 좋은 햇살만 있다면 촬영이 수월해지고, 인터뷰이와 관련 있는 상징적인 장소면 금상첨화다. 사실 그런 최적의 상황보다는 난해한 상황을 더 많이 맞닥트리긴 했으나 외부 촬영은 나름의 특별한 기억으로 남곤 한다. 뭐, 특별한 사진이 남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다. 박물관 앞부터 공원까지, 우리는 그 너른 공간에서 무슨 흔적을 남겼을까.
황윤 작가와의 인터뷰
인터뷰 일자: 23년 2월 10일
이 남자가 박물관을 보는 법 - 황윤 작가 인터뷰 #1
삼국 시대가 흥미로운 이유 - 황윤 작가 인터뷰 #2
역사를 멀리하지 않는, 세계 속의 우리 - 황윤 작가 인터뷰 #3
역사와 산책을 접목한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를 쓰시는 황윤 작가님. 현재까지 열일곱 권이 나온 장수(?) 시리즈인데, 지루할 수 있는 역사를 특유의 입담으로 재미있게 풀어주셔서 읽다 보면 작가와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그런 분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으니, 말 그대로 책 속의 화자가 튀어나온 셈.
인터뷰 장소는 국립중앙박물관이었다. 작가님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이라 이곳으로 인터뷰 장소를 잡았는데, 내부가 아니라 바깥에서 인터뷰를 했다. 그렇다. 앞서 거의 해 본 적 없다고 언급한 ‘외부 인터뷰’를 2월의 겨울 날씨 속에서 진행한 것이다.

거의 한 시간 반 정도 벌벌 떨며(?) 신나게 인터뷰를 했고, 촬영 장소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잘 아시는 작가님께서 제안해 주셨다. 물론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컷은 멀리 박물관을 배경으로 찍은 이 사진. 역사책을 쓰는 분이라면 점잖은 포즈를 취할 거라고 예상하겠지만, 촬영 내내 위트 있는 포즈를 취해 주셨다. 작가님은 나보다 추위를 덜 타시는 게 분명한지 표정도 참 밝게 유지해 주셔서 좋다.
뮤지션 조준호와의 인터뷰
23년 5월 23일
음악으로 떠나는 여행, 뮤지션 조준호
인터뷰를 하던 시기에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장소에서 공연을 이어가시는 조준호 님. 코로나 시기에는 스튜디오에서 5명 이하의 소규모 공연을 하셨고, 최근 SNS를 봐도 여전히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며 관객들을 만나고 계신다. 그런 분이니 만큼 음악 인생 내내 무대가 되어 준 홍대 거리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였다. 마침 장미 피는 늦봄 시즌이기도 했고.
조준호 님의 작업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산책하듯 경의선숲길 공원을 다니며 촬영을 했다. 꽤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각도로 촬영했는데, 지난 글에서 언급한 람과의 인터뷰에 이어 남자 뮤지션과 꽃의 조합을 또 다시 꿋꿋하게 시도했다. 꽃이 너무 예쁘게 펴서 찍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할까. 색감을 조절한 디지털 사진인데, 꼭 후지로 찍은 필름 사진 같기도 하다.

이 글을 쓰며 작년 말에 내신 싱글 <스탠드업>을 다시 듣는데 “나의 모자람, 완벽한 실패”라는 가사가 꽂힌다. 화자는 무대 위에서 웃으며 그 기억을 털어버린다지만, 나는 아직 그러지 못하겠다. 그래도 인터뷰이와 꽃의 조합은… 언제고 철만 맞으면 다시 도전하게 될 것 같다.
OFO와의 인터뷰
23년 5월 22일
일하는 시간과 장소를 내가 정한다! 프리워커 팀 OFO(Out of Office)
OFO팀은 Out Of Office, 프리워커를 추구하는 팀이다. 자신이 주체적으로 일하는 공간과 시간을 결정하면서 협업을 통해 훌륭한 결과물을 내는 것이 목표로 각자 전문 분야가 다른 멤버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브릭스 사무실이 있던 성수동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친분이 있던 건너편 와인숍에서 인터뷰 공간을 대여해 주셨다. 자연스레 촬영은 지상으로 올라와 서울숲에서 진행했다.
일단 그 자리에 모인 멤버만 여섯이라 단체 사진이 되었고, 가로와 세로, 다양하게 프레이밍을 해 봤다. 워낙 표정이 밝고 활기차 촬영은 어렵지 않았다. 스스로 어떻게 찍혀야 하는지 아는 분들이 모인 덕분이랄까. 물론 여섯 명의 표정이 모두 자연스럽게 담긴 샷을 건져야 하기 때문에 셔터는 꽤 많이 눌렀다.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는 것. 결과물에는 최선을 다하지만 선택의 결과에는 연연하지 않는 것. 이상적이고 이해 가능하기도 하지만, 실천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요즘은 다들 어떻게 지내시는지 소식을 듣기 어려우나 사진에 찍힌 그대로 자신의 길을 가고 계실 거라고 믿는다.
글·사진 | 신태진

브릭스 매거진의 에디터. 『진실한 한 끼』『꽃 파르페 물고기 그리고 당신』를 냈고, 『홍콩단편, 어쩌면 익숙한 하루』를 함께 썼다.
https://litt.ly/ecrire_lire_vivre
이제 촬영을 시작합니다 #3
오늘 날씨가 좋죠?
인터뷰를 밖에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익명의 제보를 받는 것도 아니고 공원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으니까. 날씨도 따라줘야 하고, 소음 문제는 정말 크다. 인터뷰이에게는 약간 준비가 안 된 채 인터뷰를 하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촬영은 종종 야외에서 한다. 좋은 배경, 좋은 햇살만 있다면 촬영이 수월해지고, 인터뷰이와 관련 있는 상징적인 장소면 금상첨화다. 사실 그런 최적의 상황보다는 난해한 상황을 더 많이 맞닥트리긴 했으나 외부 촬영은 나름의 특별한 기억으로 남곤 한다. 뭐, 특별한 사진이 남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다. 박물관 앞부터 공원까지, 우리는 그 너른 공간에서 무슨 흔적을 남겼을까.
황윤 작가와의 인터뷰
역사와 산책을 접목한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를 쓰시는 황윤 작가님. 현재까지 열일곱 권이 나온 장수(?) 시리즈인데, 지루할 수 있는 역사를 특유의 입담으로 재미있게 풀어주셔서 읽다 보면 작가와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그런 분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으니, 말 그대로 책 속의 화자가 튀어나온 셈.
인터뷰 장소는 국립중앙박물관이었다. 작가님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이라 이곳으로 인터뷰 장소를 잡았는데, 내부가 아니라 바깥에서 인터뷰를 했다. 그렇다. 앞서 거의 해 본 적 없다고 언급한 ‘외부 인터뷰’를 2월의 겨울 날씨 속에서 진행한 것이다.
거의 한 시간 반 정도 벌벌 떨며(?) 신나게 인터뷰를 했고, 촬영 장소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잘 아시는 작가님께서 제안해 주셨다. 물론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컷은 멀리 박물관을 배경으로 찍은 이 사진. 역사책을 쓰는 분이라면 점잖은 포즈를 취할 거라고 예상하겠지만, 촬영 내내 위트 있는 포즈를 취해 주셨다. 작가님은 나보다 추위를 덜 타시는 게 분명한지 표정도 참 밝게 유지해 주셔서 좋다.
뮤지션 조준호와의 인터뷰
인터뷰를 하던 시기에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장소에서 공연을 이어가시는 조준호 님. 코로나 시기에는 스튜디오에서 5명 이하의 소규모 공연을 하셨고, 최근 SNS를 봐도 여전히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며 관객들을 만나고 계신다. 그런 분이니 만큼 음악 인생 내내 무대가 되어 준 홍대 거리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였다. 마침 장미 피는 늦봄 시즌이기도 했고.
조준호 님의 작업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산책하듯 경의선숲길 공원을 다니며 촬영을 했다. 꽤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각도로 촬영했는데, 지난 글에서 언급한 람과의 인터뷰에 이어 남자 뮤지션과 꽃의 조합을 또 다시 꿋꿋하게 시도했다. 꽃이 너무 예쁘게 펴서 찍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할까. 색감을 조절한 디지털 사진인데, 꼭 후지로 찍은 필름 사진 같기도 하다.
이 글을 쓰며 작년 말에 내신 싱글 <스탠드업>을 다시 듣는데 “나의 모자람, 완벽한 실패”라는 가사가 꽂힌다. 화자는 무대 위에서 웃으며 그 기억을 털어버린다지만, 나는 아직 그러지 못하겠다. 그래도 인터뷰이와 꽃의 조합은… 언제고 철만 맞으면 다시 도전하게 될 것 같다.
OFO와의 인터뷰
OFO팀은 Out Of Office, 프리워커를 추구하는 팀이다. 자신이 주체적으로 일하는 공간과 시간을 결정하면서 협업을 통해 훌륭한 결과물을 내는 것이 목표로 각자 전문 분야가 다른 멤버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브릭스 사무실이 있던 성수동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친분이 있던 건너편 와인숍에서 인터뷰 공간을 대여해 주셨다. 자연스레 촬영은 지상으로 올라와 서울숲에서 진행했다.
일단 그 자리에 모인 멤버만 여섯이라 단체 사진이 되었고, 가로와 세로, 다양하게 프레이밍을 해 봤다. 워낙 표정이 밝고 활기차 촬영은 어렵지 않았다. 스스로 어떻게 찍혀야 하는지 아는 분들이 모인 덕분이랄까. 물론 여섯 명의 표정이 모두 자연스럽게 담긴 샷을 건져야 하기 때문에 셔터는 꽤 많이 눌렀다.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는 것. 결과물에는 최선을 다하지만 선택의 결과에는 연연하지 않는 것. 이상적이고 이해 가능하기도 하지만, 실천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요즘은 다들 어떻게 지내시는지 소식을 듣기 어려우나 사진에 찍힌 그대로 자신의 길을 가고 계실 거라고 믿는다.
글·사진 | 신태진
브릭스 매거진의 에디터. 『진실한 한 끼』『꽃 파르페 물고기 그리고 당신』를 냈고, 『홍콩단편, 어쩌면 익숙한 하루』를 함께 썼다.
https://litt.ly/ecrire_lire_viv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