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촬영을 시작합니다 #4
뮤지션 사진, 잘 찍는 법이 있나요?
앞선 ‘이제 촬영을 시작합니다’ 시리즈에서 여럿 소개했지만, 브릭스 매거진은 유독 뮤지션과의 인터뷰를 많이 했다. 뮤지션과의 인터뷰는 준비 과정이 꽤 긴데, 일단 인터뷰이의 노래를 다 들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터뷰어인 내가 음악에 관해 뭔가를 논할 수준이 안 된다는 것. 가능한 만큼 음악에 관해 (정말 몰라서) 묻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글이 더 익숙하다 보니 가사에 관해 묻는 질문을 많이 뽑을 수밖에 없다.
인터뷰 질문 준비야 그렇다 치고, 사진도 고민이다. 뮤지션은 기본적으로 무대 위에 서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좋든 싫든 꾸준히 촬영을 당한 사람들이다. 그 말을 바꿔 쓰면, 자신이 프레임 속에서 어떻게 보이는 게 좋은지 잘 아는 사람들이라는 것. 그래서 뮤지션을 인터뷰할 때는 촬영 자체도 심리적 압박을 준다. (그러지 않은 촬영이 있을까?) 가끔 대면 인터뷰를 해도 촬영을 고사하고 프로필 사진을 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마음 상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마음 편한 일이다. 아, 뮤지션 사진을 잘 찍는 법이 있을까? 글쎄, 일단 도전만 해 본다.
시와와의 인터뷰
인터뷰 일자: 23년 3월 30일
나는 노래하는 시와로 산다 #1
나는 노래하는 시와로 산다 #2
마음을 다독여 주고 공감을 일으키는 가사와 사운드를 들려주는 뮤지션 시와 님과는 연희동에 있는 어느 카페에서 만났다. 한적한 언덕 위에 있는 단독주택 카페로 사실 꽤 신경 써서 고른 장소다. 사진으로 본 빨간 벽돌 외관이 좋은 배경이 되어줄 것 같아서였다. 실제로 가 보니 내부는 음악소리가 크게 울리고 자리도 많지 않아 대화 자체도 바깥에서 해야 했다. 시와 님도 선뜻 외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도 좋다고 해 주셨다. 다행히 반짝 따스해진 3월 말 날씨가 괜찮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한 시간 정도 인터뷰를 진행하고 촬영을 시작, 느슨해진 햇살과 빨간 벽돌벽의 조화가 예상대로 훌륭했다. 표정도, 포즈도 자연스럽게 지어주셔서 셔터도 편하게 누를 수 있었다. 그렇다. 모든 조건이 너무나 잘 맞아 떨어져 존경스러운 뮤지션의 사진을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잘 찍어낼 수 있었다. 시와 님께서는 얼마나 마음에 드셨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드는 사진이 많아 딱 한 장을 고르는 게 더 어렵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편안하게 웃으시는 사진도 많았지만, 그래도 ‘인터뷰이 사진’ 같은 이 사진을 골라 보았다. 기획 때부터 점찍었던 빨간 벽돌 배경이고, 시와 님의 눈빛도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뮤지션을 잘 찍는 법은 나에겐 없다. 그저 이렇게 기회가 주어질 뿐이다.
신나는섬 인터뷰
촬영 일자: 23년 3월 3일
무성영화 시대의 재현, 어쿠스틱 밴드 '신나는섬'의 시네마콘서트
브릭스 매거진과는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밴드, 신나는섬. 최근에도 두 번째 인터뷰를 했는데, 이번에 소개하는 사진은 3년 반 전 첫 번째 인터뷰다. 의정부의 복합문화공간 의정부아트캠프에서 시네마 콘서트를 하셨을 때인데, 저녁 공연을 앞두고 계신 상태라 이날은 촬영만 하고 본 인터뷰는 다른 날에 진행했다.
뮤지션을 잘 찍는 법, 두 번째. 조명이 탄탄하게 갖춰진 무대 위에서 찍기. 음악 연주는 물론 퍼포먼스, 게다가 ‘촬영 당하는 것’도 프로인 분들이라 나는 그냥 왼손으로 카메라를 거들고 셔터만 누르면 그만이었다. 밥숟가락만 놓는다는 게 이런 거죠, 그쵸? 그러고 보면 시와 님 때처럼 그냥 기회가 주어진 케이스이기도 하겠다.

리허설 중에도 촬영해도 된다고 하셔서 무대 효과까지 어우러진 가운데 연주하시는 모습들을 멤버별로 충분히 담을 수 있었다. 그래도 이날 찍은 것 중에는 멤버가 한 프레임 안에 모여 가장 기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이 사진을 고르는 게 좋을 것 같다. 최근 인터뷰 때 들어보니 아직 이때 찍어드린 사진을 홍보에 쓰시기도 한다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한샘바위와의 인터뷰
인터뷰 일자: 23년 6월 14일
인도 전통 악기 '시타르' 연주자, 한샘바위
한국에서 인도의 전통 악기 ‘시타르’를 연주하는 뮤지션 한샘바위 님은 그 이력부터 연주 실력, 음악까지 정말 놀라운 분이었다. 도제 방식으로 시타르를 배운 과정, 인도 음악의 즉흥성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으니 인터뷰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한샘바위 님과는 발산역 부근에 있는 카페에서 뵀다. 매장이 컸지만 사람이 많아 인터뷰를 진행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실내가 정원처럼 꾸며져 있어서 인도 음악, 혹은 시타르라는 악기의 비주얼과 잘 어울렸다. 통창 바로 앞자리를 잡은 것도 운이 좋았다. 조명과 배경이 단번에 해결이 된 것이다.

미남이신 데다가 시타르라는 악기가 주는 매력이 넘쳐 촬영은 어렵지 않았다. 표정도 포즈도 멋짐이 넘쳐서 내가 할일은 이번에도 그냥 셔터를 누르는 것뿐이었다. 인터뷰의 메인 사진으로도 쓴 이 사진은 특히 표정이 주는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이건 우연이었지만, 카페의 진한 녹청색 벽과 입고 오신 짙푸른 셔츠의 색 조화도 좋다. 아, 역시 뮤지션을 잘 찍는 방법의 결론은 하나다. 감사하게도 그럴 기회가 주어지는 것.
글·사진 | 신태진

브릭스 매거진의 에디터. 『진실한 한 끼』『꽃 파르페 물고기 그리고 당신』를 냈고, 『홍콩단편, 어쩌면 익숙한 하루』를 함께 썼다.
https://litt.ly/ecrire_lire_vivre
이제 촬영을 시작합니다 #4
뮤지션 사진, 잘 찍는 법이 있나요?
앞선 ‘이제 촬영을 시작합니다’ 시리즈에서 여럿 소개했지만, 브릭스 매거진은 유독 뮤지션과의 인터뷰를 많이 했다. 뮤지션과의 인터뷰는 준비 과정이 꽤 긴데, 일단 인터뷰이의 노래를 다 들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터뷰어인 내가 음악에 관해 뭔가를 논할 수준이 안 된다는 것. 가능한 만큼 음악에 관해 (정말 몰라서) 묻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글이 더 익숙하다 보니 가사에 관해 묻는 질문을 많이 뽑을 수밖에 없다.
인터뷰 질문 준비야 그렇다 치고, 사진도 고민이다. 뮤지션은 기본적으로 무대 위에 서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좋든 싫든 꾸준히 촬영을 당한 사람들이다. 그 말을 바꿔 쓰면, 자신이 프레임 속에서 어떻게 보이는 게 좋은지 잘 아는 사람들이라는 것. 그래서 뮤지션을 인터뷰할 때는 촬영 자체도 심리적 압박을 준다. (그러지 않은 촬영이 있을까?) 가끔 대면 인터뷰를 해도 촬영을 고사하고 프로필 사진을 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마음 상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마음 편한 일이다. 아, 뮤지션 사진을 잘 찍는 법이 있을까? 글쎄, 일단 도전만 해 본다.
시와와의 인터뷰
마음을 다독여 주고 공감을 일으키는 가사와 사운드를 들려주는 뮤지션 시와 님과는 연희동에 있는 어느 카페에서 만났다. 한적한 언덕 위에 있는 단독주택 카페로 사실 꽤 신경 써서 고른 장소다. 사진으로 본 빨간 벽돌 외관이 좋은 배경이 되어줄 것 같아서였다. 실제로 가 보니 내부는 음악소리가 크게 울리고 자리도 많지 않아 대화 자체도 바깥에서 해야 했다. 시와 님도 선뜻 외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도 좋다고 해 주셨다. 다행히 반짝 따스해진 3월 말 날씨가 괜찮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한 시간 정도 인터뷰를 진행하고 촬영을 시작, 느슨해진 햇살과 빨간 벽돌벽의 조화가 예상대로 훌륭했다. 표정도, 포즈도 자연스럽게 지어주셔서 셔터도 편하게 누를 수 있었다. 그렇다. 모든 조건이 너무나 잘 맞아 떨어져 존경스러운 뮤지션의 사진을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잘 찍어낼 수 있었다. 시와 님께서는 얼마나 마음에 드셨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드는 사진이 많아 딱 한 장을 고르는 게 더 어렵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편안하게 웃으시는 사진도 많았지만, 그래도 ‘인터뷰이 사진’ 같은 이 사진을 골라 보았다. 기획 때부터 점찍었던 빨간 벽돌 배경이고, 시와 님의 눈빛도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뮤지션을 잘 찍는 법은 나에겐 없다. 그저 이렇게 기회가 주어질 뿐이다.
신나는섬 인터뷰
브릭스 매거진과는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밴드, 신나는섬. 최근에도 두 번째 인터뷰를 했는데, 이번에 소개하는 사진은 3년 반 전 첫 번째 인터뷰다. 의정부의 복합문화공간 의정부아트캠프에서 시네마 콘서트를 하셨을 때인데, 저녁 공연을 앞두고 계신 상태라 이날은 촬영만 하고 본 인터뷰는 다른 날에 진행했다.
뮤지션을 잘 찍는 법, 두 번째. 조명이 탄탄하게 갖춰진 무대 위에서 찍기. 음악 연주는 물론 퍼포먼스, 게다가 ‘촬영 당하는 것’도 프로인 분들이라 나는 그냥 왼손으로 카메라를 거들고 셔터만 누르면 그만이었다. 밥숟가락만 놓는다는 게 이런 거죠, 그쵸? 그러고 보면 시와 님 때처럼 그냥 기회가 주어진 케이스이기도 하겠다.
리허설 중에도 촬영해도 된다고 하셔서 무대 효과까지 어우러진 가운데 연주하시는 모습들을 멤버별로 충분히 담을 수 있었다. 그래도 이날 찍은 것 중에는 멤버가 한 프레임 안에 모여 가장 기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이 사진을 고르는 게 좋을 것 같다. 최근 인터뷰 때 들어보니 아직 이때 찍어드린 사진을 홍보에 쓰시기도 한다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한샘바위와의 인터뷰
한국에서 인도의 전통 악기 ‘시타르’를 연주하는 뮤지션 한샘바위 님은 그 이력부터 연주 실력, 음악까지 정말 놀라운 분이었다. 도제 방식으로 시타르를 배운 과정, 인도 음악의 즉흥성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으니 인터뷰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한샘바위 님과는 발산역 부근에 있는 카페에서 뵀다. 매장이 컸지만 사람이 많아 인터뷰를 진행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실내가 정원처럼 꾸며져 있어서 인도 음악, 혹은 시타르라는 악기의 비주얼과 잘 어울렸다. 통창 바로 앞자리를 잡은 것도 운이 좋았다. 조명과 배경이 단번에 해결이 된 것이다.
미남이신 데다가 시타르라는 악기가 주는 매력이 넘쳐 촬영은 어렵지 않았다. 표정도 포즈도 멋짐이 넘쳐서 내가 할일은 이번에도 그냥 셔터를 누르는 것뿐이었다. 인터뷰의 메인 사진으로도 쓴 이 사진은 특히 표정이 주는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이건 우연이었지만, 카페의 진한 녹청색 벽과 입고 오신 짙푸른 셔츠의 색 조화도 좋다. 아, 역시 뮤지션을 잘 찍는 방법의 결론은 하나다. 감사하게도 그럴 기회가 주어지는 것.
글·사진 | 신태진
브릭스 매거진의 에디터. 『진실한 한 끼』『꽃 파르페 물고기 그리고 당신』를 냈고, 『홍콩단편, 어쩌면 익숙한 하루』를 함께 썼다.
https://litt.ly/ecrire_lire_viv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