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산에서 신불산, 가지산, 영축산 등 아홉 산으로 이어지는 등성이 길과 억새 평원을 걷다 보면 이래서 이 산들이 ‘한국의 알프스’라 불리는구나 알 수 있습니다. 영남알프스를 품은 울주군은 서울에서 KTX로 두 시간. 울산, 경주, 포항, 부산으로 이어지는 영남 여행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커다란 우체통이 있는 간절곶, 서핑도 가능한 나사리해변, 고기 좀 먹어 본 사람이라면 놓칠 수 없는 언양 불고기. 하루 이틀로는 다 둘러보기 힘들 만큼 울주는 드넓은 곳입니다. 그래서 최근 울주군에서는 관광택시 ‘잇다’를 선보였습니다. 차를 빌려 직접 운전할 필요도 없고, 매번 이동할 때마다 택시를 부를 필요도 없는 ‘여행 전용’ 택시지요.
울주 관광택시 '잇다'
울주 관광택시 ‘잇다’는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해야 합니다. 담당 기사님에게 손수 짠 일정표를 건네도 되고, 기사님에게 하루 일정을 맡겨도 괜찮습니다. 미팅 장소는 KTX 울산역을 비롯해 남창역, 태화강역 중 택할 수 있습니다. 이제 택시를 타고 어디로 갈까요?
1. 반구대 암각화 & 울산암각화박물관
첫 여행지는 역사 기행, 그것도 아주 오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갑니다. KTX 울산역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는 신석기부터 청동기까지 이곳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새긴 바위그림입니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바위에 그림을 새겨 왔습니다. 일종의 주술적인 행위였는데, 현대에 와선 중요한 사료이자 유물이지요. 반구대 암각화에는 사냥 장면과 동물들이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특히 고래를 잡는 그림은 한반도에서도 고래 사냥을 했다는 증거라 흥미롭습니다.
울산암각화박물관
‘울산암각화박물관’에서 내려 간단히 암각화에 관해 알아보고 15~25분여 산책로를 걷습니다. 오래 전 조상들은 왜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을까요? 아늑하게 둘러싼 산세와 대곡천의 풍경, 물길을 따라 멀리 울산만까지 이어지는 수렵 생활을 어렴풋 상상해 보면, 지금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도 같습니다.
'울주잇다' 택시는 박물관에서 좀 더 깊이, 차량이 접근 가능한 가장 가까운 곳까지 갈 수 있어 걷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팁을 드리자면,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리다고 반구대 암각화를 포기하지 마세요. 평소엔 흐릿해 보이는 암각화가 흐린 날에는 더 잘 보인다고 합니다.
반구대 암각화 산책로와 전망대
2. 한옥 카페 ‘농도’
열심히 산책을 하고 박물관에서 다양한 체험도 했다면 이제 맛있는 걸 먹을 차례예요. 영남알프스 등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등억온천단지로 가는 길, 요즘 울산 지역에서 가장 ‘핫’한 한옥 카페 ‘농도’가 있습니다. 농도의 매력은 영남알프스의 산세와 아담한 등억못이 한눈에 들어오는 ‘산 뷰’이지요.
한옥 카페, 농도
한옥의 정취와 미니멀한 인테리어, 인증샷 찍기 좋게 플레이팅 된 음식과 음료. 워낙 손님이 많다 보니 웨이팅은 필수이지만, 마당을 거닐며 산과 연못의 조화를 감상하고 사진도 찍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정갈한 ‘농도 정식’ 한상과 예쁜 전통차를 즐기고 나면 다음 장소로 이동할 시간입니다.
3. 트레비어 양조장 투어
울주는 ‘자연을 만끽하는 관광지’라는 인상이지만, 의외로 농도, 해월당 빵집 같은 트렌드를 앞서가는 곳이 많아요. 크고 작은 주류 매장에서 다들 한 번쯤 보거나 사 마셔봤을 샴페인 막걸리 복순도가의 양조장도 울주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고요. 그리고 오늘 찾은 트레비어 양조장도 국내에서 손꼽히는 브루어리입니다.
울주의 브루어리, 트레비어
가능하다면 트레비어의 양조장 투어에 꼭 참여해 보세요. 맥주 원재료부터 당화, 끓임, 발효, 숙성 등 맥주 양조의 전 과정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브루어리에서 갓 뽑아낸 신선한 맥주 시음도 할 수 있어요. 15,000원이 아깝지 않습니다.
자가 차량이나 렌터카로 트레비어에 방문하면 운전할 사람 한 명은 희생해야 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관광택시를 이용하면 누구나 원하는 만큼 맥주를 마실 수 있고, 분위기도 깨지지 않아요. 브루어리 투어는 주말에만 진행하니 참고하세요. 시음만으로 부족하다면 펍에서 다양한 안주와 함께 트레비어의 모든 맥주를 섭렵해 볼 수 있습니다.
트레비어의 양조장 투어 중
4. 나사 해수욕장 & 간절곶
기분 좋게 낮술을 했으면 이제 바다를 볼 차례죠? 주요 볼거리가 모인 울주의 내륙과 바다까지는 차로 거의 한 시간 거리입니다. 택시에 앉아 한숨 자고 일어나면 어느덧 울산과 울주 통틀어 제일의 해수욕장으로 꼽히는 진하 해수욕장입니다. 이곳은 바다 놀이에 필요한 모든 것이 아주 잘 갖춰져 있어요.
최근 나사 해수욕장에도 트렌디한 카페와 식당이 늘어나며 이쪽으로 향하는 발길도 늘고 있다고 해요. 오션뷰를 자랑하는 꽤 큰 규모의 카페들이 특히 인기인데, 호피폴라 같은 곳도 그중 하나이지요.
그래도 울주 바다의 하이라이트는 간절곶입니다. 우리나라 육지 중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으로 알려진 이곳은 사실 새벽같이 오지 않아도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탁 트인 바다, 우체통과 풍차, 빨간 등대 같은, 여행 온 기분을 살려주는 흥미로운 건물과 조형물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산과 바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장소가 다르지만 울주는 그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드문 곳이 분명해요.
간절곶에서
이제 하루를 마무리하며 어디서 저녁을 먹을까 생각합니다. 울주잇다 택시의 진가가 여기서 발휘됩니다. 울주 토박이 기사님들이 인터넷에서 보지 못한 ‘찐 로컬’ 맛집을 안내해 주시거든요.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울주 여행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사람들의 여유와 친절, 저렴하지만 크고 잘 관리된 숙소, 간월산 밤하늘, 그리고 아침산책까지. 강원, 제주의 성수기 인파가 꺼려진다면 올여름 휴가로 울주가 어떨까 합니다.
간월산에서 신불산, 가지산, 영축산 등 아홉 산으로 이어지는 등성이 길과 억새 평원을 걷다 보면 이래서 이 산들이 ‘한국의 알프스’라 불리는구나 알 수 있습니다. 영남알프스를 품은 울주군은 서울에서 KTX로 두 시간. 울산, 경주, 포항, 부산으로 이어지는 영남 여행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커다란 우체통이 있는 간절곶, 서핑도 가능한 나사리해변, 고기 좀 먹어 본 사람이라면 놓칠 수 없는 언양 불고기. 하루 이틀로는 다 둘러보기 힘들 만큼 울주는 드넓은 곳입니다. 그래서 최근 울주군에서는 관광택시 ‘잇다’를 선보였습니다. 차를 빌려 직접 운전할 필요도 없고, 매번 이동할 때마다 택시를 부를 필요도 없는 ‘여행 전용’ 택시지요.
울주 관광택시 '잇다'
울주 관광택시 ‘잇다’는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해야 합니다. 담당 기사님에게 손수 짠 일정표를 건네도 되고, 기사님에게 하루 일정을 맡겨도 괜찮습니다. 미팅 장소는 KTX 울산역을 비롯해 남창역, 태화강역 중 택할 수 있습니다. 이제 택시를 타고 어디로 갈까요?
1. 반구대 암각화 & 울산암각화박물관
첫 여행지는 역사 기행, 그것도 아주 오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갑니다. KTX 울산역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는 신석기부터 청동기까지 이곳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새긴 바위그림입니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바위에 그림을 새겨 왔습니다. 일종의 주술적인 행위였는데, 현대에 와선 중요한 사료이자 유물이지요. 반구대 암각화에는 사냥 장면과 동물들이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특히 고래를 잡는 그림은 한반도에서도 고래 사냥을 했다는 증거라 흥미롭습니다.
울산암각화박물관
‘울산암각화박물관’에서 내려 간단히 암각화에 관해 알아보고 15~25분여 산책로를 걷습니다. 오래 전 조상들은 왜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을까요? 아늑하게 둘러싼 산세와 대곡천의 풍경, 물길을 따라 멀리 울산만까지 이어지는 수렵 생활을 어렴풋 상상해 보면, 지금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도 같습니다.
'울주잇다' 택시는 박물관에서 좀 더 깊이, 차량이 접근 가능한 가장 가까운 곳까지 갈 수 있어 걷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팁을 드리자면,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리다고 반구대 암각화를 포기하지 마세요. 평소엔 흐릿해 보이는 암각화가 흐린 날에는 더 잘 보인다고 합니다.
반구대 암각화 산책로와 전망대
2. 한옥 카페 ‘농도’
열심히 산책을 하고 박물관에서 다양한 체험도 했다면 이제 맛있는 걸 먹을 차례예요. 영남알프스 등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등억온천단지로 가는 길, 요즘 울산 지역에서 가장 ‘핫’한 한옥 카페 ‘농도’가 있습니다. 농도의 매력은 영남알프스의 산세와 아담한 등억못이 한눈에 들어오는 ‘산 뷰’이지요.
한옥 카페, 농도
한옥의 정취와 미니멀한 인테리어, 인증샷 찍기 좋게 플레이팅 된 음식과 음료. 워낙 손님이 많다 보니 웨이팅은 필수이지만, 마당을 거닐며 산과 연못의 조화를 감상하고 사진도 찍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정갈한 ‘농도 정식’ 한상과 예쁜 전통차를 즐기고 나면 다음 장소로 이동할 시간입니다.
3. 트레비어 양조장 투어
울주는 ‘자연을 만끽하는 관광지’라는 인상이지만, 의외로 농도, 해월당 빵집 같은 트렌드를 앞서가는 곳이 많아요. 크고 작은 주류 매장에서 다들 한 번쯤 보거나 사 마셔봤을 샴페인 막걸리 복순도가의 양조장도 울주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고요. 그리고 오늘 찾은 트레비어 양조장도 국내에서 손꼽히는 브루어리입니다.
울주의 브루어리, 트레비어
가능하다면 트레비어의 양조장 투어에 꼭 참여해 보세요. 맥주 원재료부터 당화, 끓임, 발효, 숙성 등 맥주 양조의 전 과정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브루어리에서 갓 뽑아낸 신선한 맥주 시음도 할 수 있어요. 15,000원이 아깝지 않습니다.
자가 차량이나 렌터카로 트레비어에 방문하면 운전할 사람 한 명은 희생해야 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관광택시를 이용하면 누구나 원하는 만큼 맥주를 마실 수 있고, 분위기도 깨지지 않아요. 브루어리 투어는 주말에만 진행하니 참고하세요. 시음만으로 부족하다면 펍에서 다양한 안주와 함께 트레비어의 모든 맥주를 섭렵해 볼 수 있습니다.
트레비어의 양조장 투어 중
4. 나사 해수욕장 & 간절곶
기분 좋게 낮술을 했으면 이제 바다를 볼 차례죠? 주요 볼거리가 모인 울주의 내륙과 바다까지는 차로 거의 한 시간 거리입니다. 택시에 앉아 한숨 자고 일어나면 어느덧 울산과 울주 통틀어 제일의 해수욕장으로 꼽히는 진하 해수욕장입니다. 이곳은 바다 놀이에 필요한 모든 것이 아주 잘 갖춰져 있어요.
최근 나사 해수욕장에도 트렌디한 카페와 식당이 늘어나며 이쪽으로 향하는 발길도 늘고 있다고 해요. 오션뷰를 자랑하는 꽤 큰 규모의 카페들이 특히 인기인데, 호피폴라 같은 곳도 그중 하나이지요.
그래도 울주 바다의 하이라이트는 간절곶입니다. 우리나라 육지 중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으로 알려진 이곳은 사실 새벽같이 오지 않아도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탁 트인 바다, 우체통과 풍차, 빨간 등대 같은, 여행 온 기분을 살려주는 흥미로운 건물과 조형물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산과 바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장소가 다르지만 울주는 그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드문 곳이 분명해요.
간절곶에서
이제 하루를 마무리하며 어디서 저녁을 먹을까 생각합니다. 울주잇다 택시의 진가가 여기서 발휘됩니다. 울주 토박이 기사님들이 인터넷에서 보지 못한 ‘찐 로컬’ 맛집을 안내해 주시거든요.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울주 여행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사람들의 여유와 친절, 저렴하지만 크고 잘 관리된 숙소, 간월산 밤하늘, 그리고 아침산책까지. 강원, 제주의 성수기 인파가 꺼려진다면 올여름 휴가로 울주가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