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음악을 입다][음악] 순간이 우리를 붙잡는 것 같아, 폴 매카트니 앤 윙스 <Band On The Run>
2026-03-13
음악 애호가, 티셔츠 수집가, 『음악을 입다』의 백영훈 작가가 들려주는 티셔츠와 랜덤 플레이 리스트. 무작위, 우연, 계획되지 않은 흐름에서 발생하는 사건, 랜덤은 그래서 예상치 못한 선물이 되기도 합니다. 오래전 LP와 카세트테이프에서, 아이팟에서, 콘서트에서 듣던 팝과 록과 재즈를 태연하게 오늘의 일상에 랜덤으로 가져다 놓습니다. 인생의 헤아릴 수 없는 고민, 반복된 잡념을 오늘의 티셔츠와 플레이리스트로 잊어 보시기를. 적당한 스타일은 덤입니다.
넷플릭스에 찜해 놓았던 영화 <보이후드(Boyhood)>가 사라졌다. 이번 설 연휴에 꼭 다시 보겠노라 마음먹었는데 말이다. OTT에 올라온 영화는 자체 제작 콘텐츠가 아닌 이상 계약 기간이 끝나면 내려간다. 알고 있으면서도, 언제든 다시 볼 수 있으리라 믿었던 작품이 사라지면 괜히 서운해진다. 결국 다른 플랫폼에서 <보이후드>를 찾아 유료 결제 후 다시 볼 수 있었다. 개봉 후 12년 만이었다.
장편 영화에서 팝 음악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보이후드>를 꼽겠다. 명곡들이 장면의 적재적소에 악센트를 찍듯 흘러나올 때면 어김없이 심박수가 치솟기 때문이다. 영화를 본 뒤 종일 OST를 되짚어 들으며,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음악적 감식안에 다시금 감탄했다.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1993)부터 <스쿨 오브 락>(2003), <에브리바디 원츠 썸!!>(2016)의 전작들은 감독 자신부터가 ‘팝 키드(Pop Kid)’였기에 탄생할 수 있었던 기록들이다.
<보이후드>에서 주인공 소년 메이슨의 아버지를 연기하는 에단 호크 또한 실제 팝 키드다. 영화 속에서도 그 캐릭터는 그대로 살아있다. 아들 메이슨(엘라 콜트레인)의 열다섯 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딸 사만다와 함께 아이들의 할머니 집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은 언제나 다시 봐도 흐뭇하다. 도착하면 생일 파티를 열 예정인데, 아빠 에단 호크가 차 안에서 "준비한 게 있다"며 아들에게 CD 앨범을 건넨다. 생일 선물이다.
“이건 설명이 좀 필요해. 열어보렴. 내가 이름 붙이길 <비틀즈 블랙 앨범>이야. 이게 뭐냐면, 비틀즈 해체 후에 존, 폴, 조지, 링고가 각자 발표한 솔로 곡들 중 최고만 뽑아 만든 거야. 널 위해 아빠가 밴드를 다시 결합시킨 거지. 솔로 곡들만 너무 계속 듣다 보면 좀 지루해질 때가 있어. 무슨 말인지 알지? 하지만 곡들을 이렇게 배치해 놓으면, 서로를 더 빛나게 해주지. 그때 비로소 들리는 거야. '아, 이게 바로 비틀즈구나' 하고 말이지.”
“네,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은 누가 제일 좋아요?”
“그냥 전부 최고야. 누구 하나가 중요한 게 아냐! 얘야, 넌 지금 핵심을 놓치고 있어. ‘가장 좋아하는 비틀즈 멤버’ 같은 건 없단다. 내가 하려는 말이 바로 그거야. 비결은 바로 균형에 있어. 그 균형이 그들을 세계 최고의 록 밴드로 만든 거야. 그러니까 지난 10년 동안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음악들을 아빠가 정성을 다해 찾아내서 배열하고, 순서까지 맞춰서 너에게 주는 거란다.
두 번째 CD의 앞부분 네 곡을 봐봐. <Band on the Run>에서 <My Sweet Lord>로, 다시 <Jealous Guy>랑 <Photograph>로 이어지지. 이건 뭐랄까, 정말 완벽한 흐름이야. 폴은 널 파티장으로 데려가고, 조지는 네게 신에 대해 이야기하지. 존은 이건 사랑과 고통에 관한 거라고 말하고, 그러면 링고가 나타나서 ‘이봐, 지금 우리가 가진 걸 즐기자고’ 하는 식이지.”
그리고 이 장면의 말미에 흘러나오는 곡이 바로 폴 메카트니 앤 윙스의 <Band On The Run>이다. ‘삐이이이잉~’하며 익숙한 기타 리프 전주가 나오면, 무조건적 미소를 자동 발사한다. 우리 인생이 계속 이런 순간으로만 채워졌으면, 하고 생각하면서.
이 곡은 폴 매카트니의 솔로 커리어 중 정점에 선 걸작이다. 곡은 세 개의 독립적인 파트가 전조(轉調)를 거치며 분위기를 바꾸는데, 그 전환의 묘미가 일품이다. “이 네 개의 벽 안에 갇혀(Stuck inside these four walls)”라는 도입부를 지나, 마침내 (감옥의)벽을 허물고 광활한 도로 위를 질주하는 듯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어쿠스틱 기타가 기분 좋게 따라온다. 가사가 암시하듯 곡은 ‘탈옥’과 ‘자유’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간다. 에단 호크가 이 곡을 앨범의 머리에 배치한 건, 그 자유 지향의 선율이 아들의 앞날에 기분 좋은 운(運)으로 작용하길 바라는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 속 아버지는 낭만적 기질만 강할 뿐, 현실 감각은 부족한 인물이다. 반대로 패트리샤 아퀘트가 연기한 어머니는 아이들에 대한 책임과 가족의 생존을 짊어진 사람이다. 학위를 따고 교수가 되어 두 아이를 키운다. 그래서 아버지가 말한 ‘균형’은, 메이슨의 성장 현실에서는 오히려 결핍의 형태로 체감된다. 균형은 이상이고, 삶은 비대칭이다.
이러한 영화적 설정은 실제 에단 호크의 삶과도 흥미롭게 오버랩된다. 넷플릭스 히트작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에서 ‘로빈’역을 맡아 역시 스타 배우가 된 그의 딸 마야 호크가 최근에 인디 뮤지션과 결혼을 했을 뿐만 아니라, 음악쪽으로도 예술 반경을 확장해 나가는 모습은 마치 <보이후드>의 외전 내지 확장판처럼 보인다. 게다가 영화 속 <비틀즈 블랙 앨범>을 딸 마야 호크에게도 선물해 줬다고 한다. 허구의 캐릭터와 실제 배우의 삶이 ‘낭만’이라는 키워드로 수렴되니 어떤 면에서 진정성의 한 부분을 확인한 듯싶다.
<보이후드>는 러닝 타임 2시간 45분이다. 그 긴 여정의 말미는 청년으로 자란 메이슨이 대학 친구들과 하이킹을 하는 장면이다. 그 중 한 친구와 계곡에 앉아 일몰의 풍경 앞에서 조용한 대화를 나눈다. 대 자연의 저녁 하늘 아래, 둘 사이에 감도는 호의와 어떤 사랑의 공기. 그 친구가 이런 말을 한다.
“You know how everyone’s always saying, 'Seize the moment'? I don’t know, I’m kind of thinking it’s the other way around. You know, like the moment seizes us." (사람들이 늘 ‘순간을 붙잡으라’고 말하잖아? 그런데 난 반대인 것 같아. 순간이 우리를 붙잡는 것 같아.)
‘순간이 우리를 붙잡는 것’이라니. 부모라는 궤도에서 막 벗어나 각자의 궤도를 돌려는 그들. 젊고 맑은, 사랑의 호의가 지금의 전부일 그 둘의 대화로 영화가 막을 내린다. 그리고 나는 다시 <Band On The Run>을 듣는다. 인생에선 자신만의 궤도로 나서야 할 시점이 분명 오기 마련인데, 그 시작점에서의 찬가를 틀어보라면 단연 <Band On The Run>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대표곡인 패밀리 오브 더 이어의 <Hero>와 윌코의 <Hate It Here>를 이어 듣는다.
영화를 보고난 후, 옷장에서 폴 매카트니 티셔츠를 꺼냈다. 두 벌이 있었는데, 그 중 폴 매카트니 앤 윙스의 밴드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는 건조기의 뜨거운 바람 때문에 쫄티가 되어 운명을 달리했고, 남은 것은 폴의 오래 전 ‘Out There’ 북미 투어의 기념 티셔츠다. 나는 이 셔츠에 프린트된 폴의 건반 연주 모습이 정말 좋다. 베이스를 쥐고 있는 모습보다 말이다. 그저 그 모습만 봐도 그의 노랫소리가 흘러나오는 것 같다. 노래와 함께 그의 티셔츠를 바라만 봐도 흐뭇한 이 순간, 나를 붙잡는다.
글/사진 백영훈
1990년대의 팝과 록에 어지러이 매혹당하며, 장래 희망으로 FM 라디오 DJ를 제법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어렸을 적 바람과는 달리 글로벌 IT기업에서 25년 이상 일을 해오고 있다. 전업의 시간 이편에서는 팝을 비롯한 대중문화 딜레탕트로서의 삶을 즐기며, 여전히 팝 키드로 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음악을 입다』가 있다. · 도서 정보 : 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35274
음악 애호가, 티셔츠 수집가, 『음악을 입다』의 백영훈 작가가 들려주는 티셔츠와 랜덤 플레이 리스트.
무작위, 우연, 계획되지 않은 흐름에서 발생하는 사건, 랜덤은 그래서 예상치 못한 선물이 되기도 합니다.
오래전 LP와 카세트테이프에서, 아이팟에서, 콘서트에서 듣던 팝과 록과 재즈를
태연하게 오늘의 일상에 랜덤으로 가져다 놓습니다.
인생의 헤아릴 수 없는 고민, 반복된 잡념을 오늘의 티셔츠와 플레이리스트로 잊어 보시기를.
적당한 스타일은 덤입니다.
넷플릭스에 찜해 놓았던 영화 <보이후드(Boyhood)>가 사라졌다. 이번 설 연휴에 꼭 다시 보겠노라 마음먹었는데 말이다. OTT에 올라온 영화는 자체 제작 콘텐츠가 아닌 이상 계약 기간이 끝나면 내려간다. 알고 있으면서도, 언제든 다시 볼 수 있으리라 믿었던 작품이 사라지면 괜히 서운해진다. 결국 다른 플랫폼에서 <보이후드>를 찾아 유료 결제 후 다시 볼 수 있었다. 개봉 후 12년 만이었다.
장편 영화에서 팝 음악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보이후드>를 꼽겠다. 명곡들이 장면의 적재적소에 악센트를 찍듯 흘러나올 때면 어김없이 심박수가 치솟기 때문이다. 영화를 본 뒤 종일 OST를 되짚어 들으며,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음악적 감식안에 다시금 감탄했다.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1993)부터 <스쿨 오브 락>(2003), <에브리바디 원츠 썸!!>(2016)의 전작들은 감독 자신부터가 ‘팝 키드(Pop Kid)’였기에 탄생할 수 있었던 기록들이다.
<보이후드>에서 주인공 소년 메이슨의 아버지를 연기하는 에단 호크 또한 실제 팝 키드다. 영화 속에서도 그 캐릭터는 그대로 살아있다. 아들 메이슨(엘라 콜트레인)의 열다섯 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딸 사만다와 함께 아이들의 할머니 집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은 언제나 다시 봐도 흐뭇하다. 도착하면 생일 파티를 열 예정인데, 아빠 에단 호크가 차 안에서 "준비한 게 있다"며 아들에게 CD 앨범을 건넨다. 생일 선물이다.
“이건 설명이 좀 필요해. 열어보렴. 내가 이름 붙이길 <비틀즈 블랙 앨범>이야. 이게 뭐냐면, 비틀즈 해체 후에 존, 폴, 조지, 링고가 각자 발표한 솔로 곡들 중 최고만 뽑아 만든 거야. 널 위해 아빠가 밴드를 다시 결합시킨 거지. 솔로 곡들만 너무 계속 듣다 보면 좀 지루해질 때가 있어. 무슨 말인지 알지? 하지만 곡들을 이렇게 배치해 놓으면, 서로를 더 빛나게 해주지. 그때 비로소 들리는 거야. '아, 이게 바로 비틀즈구나' 하고 말이지.”
“네,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은 누가 제일 좋아요?”
“그냥 전부 최고야. 누구 하나가 중요한 게 아냐! 얘야, 넌 지금 핵심을 놓치고 있어. ‘가장 좋아하는 비틀즈 멤버’ 같은 건 없단다. 내가 하려는 말이 바로 그거야. 비결은 바로 균형에 있어. 그 균형이 그들을 세계 최고의 록 밴드로 만든 거야. 그러니까 지난 10년 동안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음악들을 아빠가 정성을 다해 찾아내서 배열하고, 순서까지 맞춰서 너에게 주는 거란다.
두 번째 CD의 앞부분 네 곡을 봐봐. <Band on the Run>에서 <My Sweet Lord>로, 다시 <Jealous Guy>랑 <Photograph>로 이어지지. 이건 뭐랄까, 정말 완벽한 흐름이야. 폴은 널 파티장으로 데려가고, 조지는 네게 신에 대해 이야기하지. 존은 이건 사랑과 고통에 관한 거라고 말하고, 그러면 링고가 나타나서 ‘이봐, 지금 우리가 가진 걸 즐기자고’ 하는 식이지.”
그리고 이 장면의 말미에 흘러나오는 곡이 바로 폴 메카트니 앤 윙스의 <Band On The Run>이다. ‘삐이이이잉~’하며 익숙한 기타 리프 전주가 나오면, 무조건적 미소를 자동 발사한다. 우리 인생이 계속 이런 순간으로만 채워졌으면, 하고 생각하면서.
이 곡은 폴 매카트니의 솔로 커리어 중 정점에 선 걸작이다. 곡은 세 개의 독립적인 파트가 전조(轉調)를 거치며 분위기를 바꾸는데, 그 전환의 묘미가 일품이다. “이 네 개의 벽 안에 갇혀(Stuck inside these four walls)”라는 도입부를 지나, 마침내 (감옥의)벽을 허물고 광활한 도로 위를 질주하는 듯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어쿠스틱 기타가 기분 좋게 따라온다. 가사가 암시하듯 곡은 ‘탈옥’과 ‘자유’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간다. 에단 호크가 이 곡을 앨범의 머리에 배치한 건, 그 자유 지향의 선율이 아들의 앞날에 기분 좋은 운(運)으로 작용하길 바라는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 속 아버지는 낭만적 기질만 강할 뿐, 현실 감각은 부족한 인물이다. 반대로 패트리샤 아퀘트가 연기한 어머니는 아이들에 대한 책임과 가족의 생존을 짊어진 사람이다. 학위를 따고 교수가 되어 두 아이를 키운다. 그래서 아버지가 말한 ‘균형’은, 메이슨의 성장 현실에서는 오히려 결핍의 형태로 체감된다. 균형은 이상이고, 삶은 비대칭이다.
이러한 영화적 설정은 실제 에단 호크의 삶과도 흥미롭게 오버랩된다. 넷플릭스 히트작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에서 ‘로빈’역을 맡아 역시 스타 배우가 된 그의 딸 마야 호크가 최근에 인디 뮤지션과 결혼을 했을 뿐만 아니라, 음악쪽으로도 예술 반경을 확장해 나가는 모습은 마치 <보이후드>의 외전 내지 확장판처럼 보인다. 게다가 영화 속 <비틀즈 블랙 앨범>을 딸 마야 호크에게도 선물해 줬다고 한다. 허구의 캐릭터와 실제 배우의 삶이 ‘낭만’이라는 키워드로 수렴되니 어떤 면에서 진정성의 한 부분을 확인한 듯싶다.
<보이후드>는 러닝 타임 2시간 45분이다. 그 긴 여정의 말미는 청년으로 자란 메이슨이 대학 친구들과 하이킹을 하는 장면이다. 그 중 한 친구와 계곡에 앉아 일몰의 풍경 앞에서 조용한 대화를 나눈다. 대 자연의 저녁 하늘 아래, 둘 사이에 감도는 호의와 어떤 사랑의 공기. 그 친구가 이런 말을 한다.
“You know how everyone’s always saying, 'Seize the moment'? I don’t know, I’m kind of thinking it’s the other way around. You know, like the moment seizes us." (사람들이 늘 ‘순간을 붙잡으라’고 말하잖아? 그런데 난 반대인 것 같아. 순간이 우리를 붙잡는 것 같아.)
‘순간이 우리를 붙잡는 것’이라니. 부모라는 궤도에서 막 벗어나 각자의 궤도를 돌려는 그들. 젊고 맑은, 사랑의 호의가 지금의 전부일 그 둘의 대화로 영화가 막을 내린다. 그리고 나는 다시 <Band On The Run>을 듣는다. 인생에선 자신만의 궤도로 나서야 할 시점이 분명 오기 마련인데, 그 시작점에서의 찬가를 틀어보라면 단연 <Band On The Run>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대표곡인 패밀리 오브 더 이어의 <Hero>와 윌코의 <Hate It Here>를 이어 듣는다.
영화를 보고난 후, 옷장에서 폴 매카트니 티셔츠를 꺼냈다. 두 벌이 있었는데, 그 중 폴 매카트니 앤 윙스의 밴드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는 건조기의 뜨거운 바람 때문에 쫄티가 되어 운명을 달리했고, 남은 것은 폴의 오래 전 ‘Out There’ 북미 투어의 기념 티셔츠다. 나는 이 셔츠에 프린트된 폴의 건반 연주 모습이 정말 좋다. 베이스를 쥐고 있는 모습보다 말이다. 그저 그 모습만 봐도 그의 노랫소리가 흘러나오는 것 같다. 노래와 함께 그의 티셔츠를 바라만 봐도 흐뭇한 이 순간, 나를 붙잡는다.
글/사진 백영훈
1990년대의 팝과 록에 어지러이 매혹당하며, 장래 희망으로 FM 라디오 DJ를 제법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어렸을 적 바람과는 달리 글로벌 IT기업에서 25년 이상 일을 해오고 있다. 전업의 시간 이편에서는 팝을 비롯한 대중문화 딜레탕트로서의 삶을 즐기며, 여전히 팝 키드로 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음악을 입다』가 있다.
· 도서 정보 : 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35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