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딩 여행작가의 여행법]독일 남부 최고의 로맨틱 도시, 뷔르츠부르크

직딩 여행 작가의 여행법 #13



독일 여행을 준비하면서 한 주라는 여행시간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너무 빠듯해 그토록 가고 싶었던 베를린을 포기하고 나니, 남부 지방이 눈에 들어왔다. 독일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작은 도시가 많아 내 취향에도 잘 들어맞았다. 그렇게 여러 날을 독일에 머물며 남부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뷔르츠부르크다.



뷔르츠부르크Wurzbourg는 프랑크루프트에서 마인강으로 이어지는 강변에 위치한 평화로운 곳이다. 1891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레지덴츠 궁전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데 지상 최고의 바로크 건축으로 손꼽히는 곳이라 볼거리가 특히 많은데 각 방마다 화려하게 꾸며진 궁궐의 내부가 무척 아름답다. 아쉽게도 사진 촬영은 불가하다. 궁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사실 내부보다는 외부에 자리하고 있는 거대한 장미정원이다. 특히 봄부터 시작해 거대한 크기로 피어나는 형형색색의 장미들이 너무나 아름답게 궁전의 뒤편을 가득 메우고 있어 감탄을 내지르며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로 언제나 북적거린다. 그러니 이곳에 가려면 꼭 장미가 탐스럽게 피어나는 계절에 방문하시라. 궁궐과 장미 정원, 그 두 가지에 흠뻑 취할 수 있다.



마인 강변의 언덕에 위치한 마이엔베르크 요새에서의 뷰는 그림처럼 아름답다. 끝없이 펼쳐지는 포도밭과 독일의 전형적인 가옥, 교회, 강물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 언덕까지 오르는 길이 쉽지만 않지만 오르는 길의 양 옆으로 펼쳐지는 작은 마을들과 이름 모를 풀과 꽃 구경에 그다지 지루하지 않다. 이곳에서 나는 일행들과 미리 준비해간 도시락을 점심으로 먹었다. 솔솔 부는 바람을 이마에 맞으며, 다양한 먹거리를 펼쳐놓고 눈앞에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하려니 말 그대로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땀을 식히고 내려와 찾아간 곳은 알테마인교橋. 뷔르츠부르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모두 돌로 이루어져 있다. 도보로 충분히 오갈 수 있는 작은 규모인지라 언제나 많은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다리 위에서 언덕 위 마이엔베르크 요새를 바라보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려니 지나가던 독일인이 말을 건다. 한국을 다녀왔다며, 가수 싸이 등을 알고 있다고 연신 자랑을 하는데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독일 이 조그마한 도시에서 한국의 진가를 알아주는 현지인을 만나다니 말이다. 그렇게 한참을 즐겁게 한국 문화로 수다를 떨곤, 알테마인 다리 입구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직진!



오늘 하루의 일정 중 가장 기대했던 곳은 사실 이곳이었다. 프랑켄 지방은 백포도가 유명한데(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90% 이상이 백포도주라고 한다), 그 중심에 있는 곳이며 프랑켄 와인을 워낙 잘 만들어 파는 곳으로 유명한지라, 그 맛이 무척 궁금했다. 마이엔베르크 요새를 올려다보며 다리와 동상, 그리고 강물이 흐르는 그 풍경을 바라보며 와인을 맛보려니 너무 설렜다. 비록 뙤약볕이었지만 그 햇볕을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참아내었다. 잠시 후 주문한 와인 잔들이 들어왔다. 달지 않으면서 과하지 않은 향이 나고, 목 삼킴이 아주 부드러웠던 그 프랑켄 와인! 비록 낮술에 얼굴이 벌개졌지만 기분은 상당히 좋았다. 그리곤 굳은 결심을 했다. 독일 떠나기 전 반드시 이 와인을 사가지고 돌아갈 것이라고.



결국 한국으로 오면서 무거운 와인 병을 굳이 사서 들고 오는 과욕을 참지 못하였지만, 한국에선 쉽게 만날 수 없는 와인이었으니 충분히 그 가치를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지인들과 즐겁게 프랑켄 와인을 마셨던 기억은 여행이 지나간 후에 준 선물.


참, 프랑켄 와인은 누구나 손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기다란 와인 병이 아니라 동그란 형태로 되어 있어 구별이 쉽다. 독일에서 코냑 병처럼 생긴 와인 병을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이 프랑켄 와인일 확률이 높으니 기억했다가 꼭 맛볼 것! 와인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그 매력에 빠질 테니 말이다.





글/사진 루꼴

최소 2개월에 한 번은 비행기를 타줘야 제대로 된 행복한 인생이라고 믿는 여행교 교주.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뉴욕 셀프트래블> 외 여러 권의 저서가 있는 베스트셀러 직딩 여행작가. / https://eiffel.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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