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여분의 리뷰: 2021년 2월

월간 여분의 리뷰: 2021년 2월



여분의 책방 인스타그램에서 매주 소개한 책을 모아 월간 '여분의 리뷰'를 발행합니다.

2021년 2월에 소개한 책 중 네 권을 꾸려보았습니다.



1. 『투쟁 영역의 확장』, 미셸 우엘벡 지음



미셸 우엘벡은 흔히 논쟁의 한가운데 있는 작가라 불립니다. 그의 작품엔 선정적이거나 잔혹한 장면이 많이 나오지요. ‘정치적 올바름’의 정반대 편에 있는 인물과 사건, 사고思考를 묘사하는 데도 거침이 없습니다. 소설 속 인물이라지만 주인공조차 편견과 차별로 얼룩진 독백을 하고 있으면 독자는 저자의 생각을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최근작인 『세로토닌』에서 옮긴이가 후기에 쓴 표현이 재미있습니다. 미셸 우엘벡의 소설엔 ‘빌런’이 가득하다고요. 물론 주인공-화자도 포함해서요.


하지만 우엘벡의 소설이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 문명을 비판하며 독자에게 시사점을 주고, 작품 속 인물과 서사가 흥미롭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특유의 냉소적인 유머도 적잖이 웃깁니다. 『투쟁 영역의 확장』은 그의 첫 번째 소설로 다른 작품들의 특징이 될 씨앗을 조금씩 다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와 인간관계에서 고립되고 의욕도 없으며 자기파괴적인 주인공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됩니다.


이 작품에서 화자는 주장합니다. 자유주의 경제 체제에서 부를 얻기 위해 분투해야 하는 현대인이 육체관계를 갖기 위한 경쟁 상태에도 놓여 있다고 말입니다. 소설 속에선 노골적으로 외모나 매력에 따라 육체적인 사랑을 즐길 수 있는 인물과 그렇지 못한 인물을 나눕니다. 화자는 2년 전 연인과 헤어진 이후로 아무도 만나지 않았고, 동료인 티스랑은 만나는 여성들에게 끊임없이 치근덕거리지만 무시당하기 일쑤이지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들이 원하는 건 사랑인가 성관계인가? 이 둘을 혼동하는 건가? 아니면 실상 인간에게 사랑은 육욕이나 다름없다는 것인가?


주인공은 심낭염을 앓은 후 염세적인 태도를 본격적으로 드러내며 우울증이 심해집니다. 전도유망한 직장을 버리고, 동료에게 옛 연인을 닮은 여자를 죽이라고 부추기며(미리 준비한 칼까지 건네주지요), 결국 요양원에 들어가 상담사와 치료를 시작하지만 끝까지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그는 요양원에 있는 환자들을 가리켜 말합니다. 우리는 단지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이라고요. 그의 무기력과 우울은 정말 사랑 때문에, 예컨대 2년 전에 헤어진 연인 때문일까요? 그의 말대로 모든 면에서 남들보다 더 갖기 위해 투쟁해야 하는 이 사회가 ‘고통’만 안겨주기 때문일까요?


화자는 퇴원 후 몇 번이고 가려다 실패했던 마자스 숲으로 떠납니다. 초원에서 햇살을 받으며 기분 좋은 행복감, 희망을 느낍니다. 바로 그때 긍정적인 감정은 다시 고통으로 변하고…. 이후로 우엘벡이 쓸 다른 소설들처럼 행복한 결말도, 차라리 마땅한 인과응보도 없습니다. 그저 오후 2시 같은 인생, 정점에 떴던 해가 서서히 저물기 시작하는 인생의 단면만 남았을 뿐입니다.


나는 오늘날의 모든 사람들이 인생의 어느 한때 자신이 낙오자 내지는 패배자라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본다. _44p.

인생은 다만 죽음을 위한 준비에 불과하다. 좀 더 거칠게 그리고 좀 덜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간이란 점점 쇠약해지는 청춘인 것이다. _129p.

욕망 그 자체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고통, 질투, 공포만 남아 있습니다. (…) 그런 점에서는 우리가 전례 없는 최악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의 정신 상태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고통>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_212p.



2. 『33의 3』, 서연주 지음



서른셋. 서른이 되면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풍파에 당당히 맞서고 자신만의 성공을 이루는 ‘완전한 어른’이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여전히 십대, 이십대의 불안은 그대로고 설상가상 점점 나이가 들어간다는 걱정까지 얹혔습니다. 만만하던 옛 동창의 SNS는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는데 그걸 훔쳐보는 나는 왜 이럴까요?


공감이 되시나요? 『33의 3』은 이제 삼십 대에 들어선 누군가의 일상, 한 번은 내 얘기였거나 한 번은 내 얘기가 될 이야기입니다. 장르는 에세이이지만 주인공은 서연주 작가의 페르소나, 혹은 이명으로 보이는 ‘홍주연’입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젊었을 적(?)엔 인생의 주연이었던 그녀는 서른셋이 된 지금 점점 주변으로 밀려나는 형색입니다. 여성에게 주어지는 사회의 편견과 족쇄, 어느새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연애, ‘아치에너미’ 직장상사, 늘어가는 흰머리와 팔자주름. 이 모든 고난과 역경을 대하는 홍주연의 태도는 솔직합니다. 외모, 나이, 배경, 지위 등으로 사람을 분류하는 사회적 편견에 분노하고 맞서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모든 것에서 ‘주연’의 자리를 놓치고 싶지 않은(혹은 얻고 싶은) 진솔한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거든요. 모순일 수도 있지만, 그게 바로 사람이니까요.


현대 사회가 강권하는 가치 때문에 고통 받는 이들에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조언들은 이야기합니다. 생각을 바꾸라고요. 마음을 달리 먹으라고요. 하지만 화자는 그런 위로에 덜컥 넘어가지 않습니다. 이 에세이가 흥미로운 것이 각 꼭지가 소재는 달라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쭉 이어지는 구성이란 점인데요, 그래서 화자(는 물론 주변 인물들)도 점점 변화하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부딪치고 상처받고 추스르는 과정을 반복하며 차츰차츰 단단해지고 여물어갑니다. 그것도 참 인간적이라서 이 에세이에 진정 공감이 갑니다.


연애, 썸, 안티에이징, 직장 생활, 우정, 자기계발 지옥 등 일상의 모든 분야를 총망라(?)하는 어느 서른세 살 여성의 버라이어티지만, 남성도 자기 얘기처럼 읽을 수 있을 듯하네요. 나이가 들고 쇠멸해 가는 자신을 껴안아야 하는 건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니까요. 또, 많은 경우 뜨끔한, 자신이 이런저런 ‘악역’으로 살아왔음을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겠습니다. 내 안의 무례와 편견을 씻어낼 기회가 될 수도 있겠지요.


남들의 시선과 판단 따위 중요하지 않다는 교과서적이고 모범적인 생각에서 나오는 강력한 비판 욕구와 나만 당당하면 어떡해? 남들은 루저로 볼 수도 있잖아, 하는 못난 불안감에 둘러싸인 공감. _72p.

어른의 우정이란 그런 걸지도 모른다. 서로가 가만히 있어선 결코 유지되기 힘든 것, 적절한 관심과 배려만큼이나 적절한 의식과 예의, 규칙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는 만큼 적당한 온도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것. _203p.

나이가 들고 시간이 흐르면 몸이 변하는 것은 진리일진대, 여성성이라 호명되는 언어에 담긴 이미지를 강조하는 사회적 태도는 변함없이 견고했고 그 기준의 평가에서 둔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_240p.



3.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연휴나 휴가 때 읽으면 좋을 책으로 하루키의 에세이를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시간이 남아돌수록 아무래도 좀 흐물흐물하거나 부들부들한 책이 적당합니다. 두꺼운 걸 읽으려 해 봤자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거든요. 저한텐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가 세 사람으로 느껴지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장편소설을 쓰는 하루키, 단편소설을 쓰는 하루키, 에세이를 쓰는 하루키. 마지막 하루키에게 유머 감각과 엉뚱한 면, 허당 같은 면이 있다는 것을 다들 잘 아실 겁니다. 마침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일인칭 단수』를 읽고 나서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접하니 확실히 픽션과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일인칭 단수』는 언뜻 수필처럼 읽히는 소설집이었지만, 그래도 마음에 얹히는 무게가 가볍지만은 않았지요. 이 사람이 지금 늙음과 추억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하하호호 책장을 넘길 수는 없으니까요.


이 책은 90년대 초, 하루키가 미국 케임브리지에 머물며 쓴 생활 수기입니다. 한국 출판사가 붙인 부제에도 요약돼 있듯 고양이, 마라톤, 여행 이야기가 번갈아 등장하지요. 특히 고양이, 고양이가 참 많이 나와요. 하버드 대학에서 마주친 고양이는 어쩐지 똑똑해 보이고, 반면 영리해 보이진 않지만 포동포동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묘생을 즐기는 고양이도 만날 수 있습니다. 저는 고양이를 키우지도 않고 요즘의 인기를 생각하면 그만큼 좋아하지도 않는 것 같지만, 쏟아지는 고양이 이야기와 사진을 보고 있으면 아, 이게 게으른 연휴에 어울리는 ‘그림’이지 싶습니다. 사진은 전부 하루키의 아내인 요코 씨가 찍었다고 합니다. 고양이 말고도 동물 사진이 많이 나오는데요, 하루키는 책에 “메이크 러브”하는 소 두 마리의 사진을 싣자고 했지만 무시당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메이크 러브”하는 다람쥐 사진은 작게나마 실렸습니다. 참 태평한 부부입니다.


안자이 미즈마루의 삽화도 좋습니다. 천진난만한 화풍으로 본문에 상상력을 가미한 그림인데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보여요. 하루키가 퓨마한테 쫓기는 그림은 명작입니다. 추격자와 도망자의 심정이 선 굵은 표정에 리얼하게 드러나서 몇 번이나 다시 봐도 질리지 않네요.


소설가는 소설로 말하지만, 소설가가 소설을 쓰지 않는 동안 뭘 하고 사는지, 소설을 쓰는 동안엔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 호기심을 잘 충족시켜 주는 작가 중 한 명이 하루키인 것 같아요. 아마도 이 에세이를 기고하던 시기에 『태엽 감는 새』 3부를 쓴 것 같은데 집필 과정을 살짝 엿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 외엔 평범하게 흘러가는 미국 생활이지만, 누군가 차도 훔쳐가고, ‘캣 쇼’ 소식도 전하며, 통신판매로 구매한 이런저런 물건 얘기도 다채롭게 쏟아집니다. 마지막 즈음엔 하루키가 아내와 함께 데뷔 전부터 운영했던 카페이자 재즈바 ‘피터 캣’의 그 고양이, ‘피터’ 이야기도 찡하게 전해집니다.


바다의 집이 해체될 무렵이 되면, 여름휴가도 슬슬 끝이다. 파도가 높아지고 해파리도 나온다. 숙제도 마무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해파리는 물론 숙제를 도와주거나 하지 않는다. 이런저런 일로 그건 꽤나 슬픈 광경이었다. _67p.

때때로 문득 ‘혼자서 살아가는 것은 어차피 지기 위한 과정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이 ‘정말 피곤하네’라고 인정하면서도, 나름대로 힘껏 살아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개인이 개인으로서 살아가는 것, 그 존재 기반을 세계에 제시하는 것, 그것이 소설을 쓰는 의미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_78p.

잡은 낙지를 어떻게 하는가 하면, 집으로 갖고 돌아가서 우선 세탁기에 집어넣어 세탁해버린다. (…) 기분 좋게 잡을 자고 있다가 끌려 나와 ‘아니, 이런’ 하고 생각하고 있을 동안에 세탁기에 집어넣어져 ‘탈수’ 같은 거 당하면, 정말 견딜 수 없는 일이다. 정말 그런 식으로는 죽고 싶지 않다. _250p.



4. 『커리의 지구사』, 콜린 테일러 센 지음



커리는 어쩐지 인도, 한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에서만 먹을 것 같은 음식입니다. 하지만 커리는 사실 세계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는 전 지구적인 음식입니다.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미주,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에서도 말이죠. 단지 ‘커리’라는 이름만 안 붙어 있을 뿐입니다. 저자가 내린 커리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향신료를 넣은 고기, 생선 또는 채소로 만든 스튜로, (…) 탄수화물 음식과 함께 먹는다.” 제가 만약 오늘 끓일 돼지고기 김치찌개에 강황과 후추, 계피, 고수 씨를 넣는다면 이것도 일종의 ‘커리’가 되는 셈이죠. (진짜?)


저자는 커리의 종주국인 인도와 ‘커리’라는 말을 처음으로 만들어 쓴 영국의 사례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인도는 오래전부터 온갖 향신료가 자생하는 곳이었고, 아랍, 몽골, 유럽 등 외세의 침략을 받으며 동시에 식문화가 다채로워지는 아이러니를 겪었습니다. 특히 ‘마살라’라고 칭하는 여러 향신료를 배합한 소스로 채소나 고기를 요리하고는 했죠. 그러다 동인도회사 설립 초기 영국이 인도의 향신료 요리에 푹 빠졌습니다. 한두 세기 만에 커리를 자신들의 ‘소울 푸드’로 만들어 버리고, 다른 식민지나 무역국에도 커리를 전파하지요. 해외로 대거 노동 이민을 떠났던 인도인들도 커리를 세계적인 음식으로 만드는 주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곳에선 인도 요리로서 ‘커리’라는 이름 그대로 불리고, 어떤 곳에선 로컬 음식과 결합해 새로운 이름을 달기도 합니다. 한국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을 통해 ‘카레’를 접하게 됩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의 문화사를 다루며 역사 공부도 시키고 배도 고프게 합니다. 어떤 사물이 어떻게 생기고 어떻게 전파되어 쓰였는지 알려주는 이런 책들은 항상 흥미롭게 읽혀요. 같은 출판사의 밀크, 피자, 초콜릿, 빵을 다룬 시리즈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또, 이 시리즈의 백미는 감수를 맡은 주영하 교수의 특집 원고입니다. 저자들이 외국인이고 음식을 개론적으로만 다루다 보니 한국 사례는 빠져 있기 마련인데요, 주영하 교수가 다양한 자료를 통해 한국은 어떻게 그 음식을 접하고 먹었는지 짚어줍니다. 음식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백년식사』 같은 주영하 교수가 직접 쓴 책들도 흥미로우실 거예요.


이번 주말에 뭘 먹어야할지 고민이라면 카레라이스 한 번 만들어 드세요. 카레의 장점은 쉽다, 맛있다, 건강에 좋다 등등 카레에 쓰이는 재료만큼이나 다양합니다. 카레를 먹으며 읽으면 이 책도 더 맛있을 거예요.


향신료를 즐기는 관습이 진화하게 된 이유는 향신료에 강력한 항생제 구실을 하는 화학성분이 있어 음식을 상하게 하는 박테리아와 균을 죽이거나 억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항상제 성분은 마늘과 양파와 어우러졌을 때 훨씬 더 강해진다.
향신료의 요리학적 가치는 요리에 맛과 질감, 깊이를 더해주는 데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적은 비용으로도 단순한 음식에 맛을 낼 수 있다. _44p.

인도 식당의 메뉴는 정말 ‘인도’에서 먹는 음식일까? 세계 곳곳으로 퍼진 전형적인 인도 식당의 메뉴는 대체로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인도의 보통 가정에서는 코스 요리로 식사를 하지 않는다. 대개 음식을 한번에 모두 차려 먹는다. 칼로리는 대체로 탄수화물로 섭취한다. (…) 인도인에게는 육류를 중심으로 한 서양식 개념의 메인코스는 생소한 식사 방식이다. _78p.

(한국에서) 1930년대 후반이 되면 부자들은 ‘카레’를 간편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으로 여겼다. 주부의 입장에서 보면 ‘카레’는 감자나 당근만 있으면 미리 구입해둔 통조림과 커리 가루로 집에서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음식이었다. 이러한 간편성과 서양의 이미지, 그리고 여러 가지 재료가 한데 어우러져서 건강에도 좋은 음식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커리가 일반화되었다. _209p.




글 신태진

여행 매거진 BRICKS의 에디터. 『꽃 파르페 물고기 그리고 당신』을 냈고, 『홍콩단편, 어쩌면 익숙한 하루』를 함께 썼다.

https://www.instagram.com/ecrire_lire_vivre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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