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편지]코로나 시대의 사랑

브릭스 Vol.31 편집자의 편지는, 세계 각 도시에 사는 필진들이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는지 전해 들은 이야기로 대신합니다.


#8 일본 도쿄, 김성헌


도쿄에는 4월 7일부로 코로나로 인한 긴급사태가 내려졌습니다. 일본 전체로는 도쿄를 비롯한 오사카, 후쿠오카 등 7개의 광역단체에 긴급사태가 발령되었다고 하네요. 도쿄에 긴급사태가 내려졌다고 해도 도쿄를 봉쇄한다거나 하는 극단의 조치가 내려진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버스도 정상적으로 다니고 전철도 잘 다니고 있어요. 며칠 전에는 사재기가 기승을 부려서 마트에 휴지나 쌀, 라면이며 고기, 계란, 빵 등이 텅텅 비어있었지요. 그때는 정말이지 위기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러다가 정말 마트에서 음식을 사지 못해 굶어 죽게 되는 것은 아닐지, 코로나는 물론 실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이런 사재기 현상이 정말 공포스럽게 다가왔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사재기의 열기가 가라앉은 듯 마트 진열대가 비어 있는 모습이 보이지는 않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울 정도입니다. 일본에서 마스크는 보통 드러그스토어에서 판매를 하는데 드러그스토어 어디를 가 봐도 마스크는 보이지 않습니다. 드러그스토어뿐만 아니라 편의점, 마트에서도 마스크는 그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되었습니다. 평일 아침 일찍 드러그스토어 앞에 줄을 서지 않고 서는 살 수 없다고 하네요. 그것도 마스크 입고가 있는 날에 한해서지 마스크가 언제 입고 입고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기껏 아침 일찍 가서 줄을 선다고 해도 마스크를 구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일본 정부에서는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로 가득 들어찬 전철을 타고서 출퇴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심각성을 덜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주 정도 재택근무를 하면서 집 주변만 돌아다녔으니 그럴 만도 한 것 같네요. 출근 시간에 가볍게 집 근처를 산책하는데 얼마 전에는 집 근처 초등학교가 개학을 했는지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흐뭇하게 보였을 모습도 시기가 시기인지라 개학을 해도 되는 건지 걱정스럽더군요.


오늘은 점심시간에 김치 볶음밥을 해 먹었습니다. 요리를 하면서 라디오 뉴스를 들었는데 신주쿠의 이세탄 백화점 시부야의 마루이 백화점을 비롯해서 상당수의 대형 쇼핑센터들이 한 달 동안 영업을 중지하거나 식료품점만 일부 영업을 하고 그것도 영업시간은 단축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가게들이 경영난으로 일하는 사람의 근무시간을 단축시켜버린다던지, 내보낸다든지 하는 슬픈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던 신주쿠와 시부야 긴자 등의 거리가 텅텅 비어 있는 모습을 뉴스에서 보았습니다. 정말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비현실적인 모습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일본은 한국에 비하면 검사량이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앞으로 적어도 한 달 동안은 긴급사태가 이어질 텐데 이렇게 집과 집 주변만 움직이는 생활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어느 곳 하나 안전한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모두가 힘을 내서 이 시련을 잘 극복해 나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7 독일 본, 프리드리히 융


4월 1일현재

확진자 75,754명

사망 848명

완치 18,700명

사망률 1.1%


2월 25일 독일 노트라인 베스트팔렌주 하인스베르크(Heinsberg)에서 47세 남성이 독일 최초의 확진자로 판명되며 시작된 독일의 코로나사태. 알려졌다시피 마스크, 손소독제가 전무한 무방비 상태로 그대로 얻어맞고 있다가 3월 12일경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등 시간벌기 정책을 쓰기 시작했네요. 


현재는 마스크 착용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나 미미한 수준이에요. SNS 등을 통해 마스크 자가 제작법을 전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판매자체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팔더라도 개당 20유로(한화 28,000원) 정도 됩니다. 


1000명 이상 모임 금지법을 시행한 직후 결국엔 3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극단적 법령을 공포하기에 이르는데요(벌금형) 프랑스처럼 외출 자체를 불허하는 법은 아직 시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 4월 19일까지 은행, 마트, 약국, 병원 등을 제외한 모든 상점 레스토랑 수영장 놀이시설 등이 잠정폐쇄된 상태이며 최근엔 수상 앙엘라 메어켈도 확진자 접촉 사실이 확인되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가 3회에 걸친 진단 끝에 네가티브 판정을 받았으나 자택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는데요, 최근 헤센주 재무장관은 코로나 관련 업무의 압박으로 유서를 남긴 채 자살을 하였습니다. 코로나 덕분에 독일 축구 분데스리가도 4월 30일까지 중단된 상태이며 유럽 최대 명절인 부활절(4월 12일)또한 고요한 상태로 지나갈 것이 확실시 해졌습니다.


사재기현상은 다소 완화되어 마트에 물건들이 다시 채워지는 추세이지만 화장실 휴지는 아직 쉽게 구하기 어렵습니다. 계획에 없었던 별로 기쁘지 않은 휴가를 한 달 이상 받은 저는 덕분에 매일 맥주 한 캔 들고 라인강으로 낚시를 나갑니다. 비록 꽝조사이지만 베를린에선 어제부터 낚시 또한 금지되었다니 낚시금지령 떨어지기 전에 더 열심히 낚아보렵니다. 어차피 강가에선 사회적 거리두기가 자동으로 실천되니 안전하기도 하구요.


어서 빨리 코로나사태가 진정되길 기원해봅니다.



#6 그린란드, 김인숙


그린란드는 다른 나라와 떨어진 거리만큼 코로나 확진자가 뒤늦게 발생했어요. 이제 시작인 듯한 느낌이 드네요. 하지만 비교적 빨리 국가가 폐쇄돼어 확진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어요. 괜찮아지길 바랄 뿐이지요. 현재 확진자는 총 10명입니다. 


3월 셋째 주부터 그린란드 국내외로 비행노선이 다 중단되었습니다. 개인 보트로 누크를 벗어나 다른 마을로 이동하는 것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학교와 유치원은 모두 문을 닫았어요. 식당들과 상점들도 문을 닫고 테이크아웃과 배달 서비스만 하고 있네요. 


이런 폐쇄가 그린란드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처음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느끼는 심각성이 클 수밖에 없지요. 사실 외진 곳이기에 그린란드는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한국에도 일본에도 가족이 있어 상황을 매일 업데이트해서 듣고 있었는데도 사태가 어느 정도인지 와 닿지가 않았어요. 그런데 막상 확진자가 발생하고 나니 뭔가 심리적으로 다르게 느껴지네요. ‘여기도 올 것이 왔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요. 그래도 저와 이곳 주변 사람들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분위기가 다른 것만큼은 분명하지만요. 안 그래도 조용한 곳인데 더 조용한 동네가 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밝은 소식은 썸머타임이 시작되었다는 건데요, 바깥이 눈이 하얗게 쌓여 있고, (눈은 아직 내립니다) 해가 점점 길어지고 있어요. 어두운 분위기기 아니라는 것만으로 좋은 일이네요.



#5 미국 휴스턴, 별나


뉴스를 보면 엄청 심각한 상황이지만 몸으로 느끼는 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휴스턴에서는 확진자가 700명쯤 되고요, 사망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실제로 집 안에만 있기 때문에 상황이 어떤지 감각하기 어렵고 학생들은 모두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모두가 집안에 앉아 이걸 어떡하지, 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저는 말 그대로 확 찐 자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이걸 어떡하지 하면서요. 그래도 정부와 언론은 지속적으로 나아지길 바라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어요. 주요 비즈니스를 제외한 지역 레스토랑 및 대부분의 시설은 문을 닫았습니다. 비교적 말 잘 듣는 이곳의 문화 때문인지 도로는 아주 한산해서 몇 주간의 길고 긴 추수감사절 연휴가 이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해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그저 조용합니다. 이곳은.



#4 스페인 바르셀로나, 한지원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이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하다 뉴스를 보긴 했지만 스페인은 예외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3월을 맞아 더욱 청명해진 하늘과 반팔을 꺼내야 하나 싶을 정도의 따뜻한 날씨, 평소와 다름없이 카페테라스에 앉아 커피와 맥주를 즐기던 사람들. 


스페인에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엄청난 영향력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3월 14일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고 말았습니다. 거리를 통제하며 약국, 식료품 구매, 반려견 산책 등을 제외한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하기 시작했지요. 모든 상점은 셔터를 굳게 내렸고, 관광객으로 넘쳐나던 거리에는 이제 장을 보고 돌아가는 몇몇 현지인과 통행증을 확인하는 경찰들뿐입니다.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한동안 사용할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마트에 갔습니다. 마트 풍경 역시 낯설기는 마찬가지. 마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일회용 비닐장갑을 착용해야 합니다. 정육 코너는 텅 비었고, 휴지도 없습니다. 마스크를 쓴 채 1.5m 간격을 유지하며 계산대 앞에 늘어선 사람들. 그 뒤로 줄을 서서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스페인을 덮친 그리고 저에게 닥친 이 위기가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스페인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3월 31일을 기준으로 확진자가 9만 명, 사망자는 8천 명이 넘었습니다. 스페인 확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유럽에서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를 넘어서기에 이르렀지요. 이에 스페인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2주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제는 스페인의 모든 일상이 멈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4월 1일, 저는 지금 한국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바르셀로나 공항에 앉아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하던 일상이, 손을 뻗으면 언제나 닿을 것 같던 것들이 사라지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테라스에 앉아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기울이는 일상이 다시금 찾아온다면 그 평범함을 소중히 여기리라 다짐해 봅니다. 


그리고 부디 이 혹독한 시간이 지나간 후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많지 않길 바라고 또 바라봅니다.



#3 탄자니아, 김정화


제가 살고 있는 탄자니아의 어느 시골마을.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저를 '코로나'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3월 16일 탄자니아에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어요. 제가 사는 동네에서 육로로 최소 10시간 이상 떨어진 곳이고, 아직 추가 확진자는 없네요. 오늘 오후 탄자니아정부에서 한 달 휴교령을 내렸는데, 생각보다 대처가 더 적극적이네요. 꼬맹이 무리가 저를 보더니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며 지나가네요. 부들부들. 어른 두 명이 또 저를 보더니 홱 방향을 틀면서 지나가고, 한 남자는 스와힐리어로 코로나 너 이리 좀 와봐, 하네요. 내가 가면 니가 뭘 어쩔 건데! 부들부들.


라디오에서 매일 예방법과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흘러나오고 있고요. 주변 국가들이 하나 둘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상황에서 드디어 이곳 탄자니아에서도 갑작스럽게 '철수권고'가 결정 났어요.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사업 활동 계획을 다 짜놓은 상태에서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기약 없이 나가야 하다니. 함께 일하는 현지 직원이 저에게 오토바이 타는 법을 가르쳐 주기로 했는데. 주말엔 직원들 전부 바다에 가서 해수욕을 하기로 했는데. 어떻게 작별인사를 해야 할지, 어떻게 이곳을 떠나야할지 막막하네요. 부디 이 사태가 빨리 진정되어 모두가 일상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저는 한국으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도착하면 보름간 가족들과 화목한 격리 기간을 보내겠네요.



#2 홍콩, 최경숙


오늘은 저희 아파트 다른 동에서 확진자가 나왔네요. 홍콩은 어느 동에서 환자가 발생했는지 알려줍니다. 조심하라는 의미에서요. 요즘 이곳에서도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있어요. 외국인(비영주권자, 관광객)은 이미 홍콩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유럽에서 유학하는 학생들이 대거 귀국하고 있고, 젊은이들이 아직도 클럽에서 부비부비를 하고 있는 까닭에 지역 내 감염자들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요. 특히 유흥가에서 집단 감염이 성행하고 있지요. 입국자에게는 전자팔찌를 줍니다 14일동안 자가격리하라고. 실질적으로 그것들이 얼마나 구속력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홍콩은 길도 좁고 집도 좁고 사람도 많아서 집에만 있기에도 답답하고 밖으로 나가자니 여전히 사람이 많고. 그런 상황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등산을 하려고 하면 또 마스크도 안 낀 유러피언들이 사방에 있지요. 자신의 건강미를 뽐내면서. 민폐라고는 생각을 전혀 안 합니다.


한 번은 마스크 안 한 유러피언 아저씨(팬티 같은 러닝팬츠 입었으면 99.99%)를 노려봤는데 아저씨가 해맑게 '굿모닝'이라고 화답해줬어요. 그 아저씨는 그냥 제가 반가웠던 거예요. 같은 아침 운동인이라서. 그런 해맑은 무개념의 소유자가 아직 많아서 코로나 극복은 쉽지 않겠다라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젊은이들의 춤사위도 막을 수 없고요. 최근에 주류 판매 면허를 정지하려는 캐리람 여사의 시도는 업소 주인들의 반발로 무산됐어요. 앞으로도 계속 큰 반전이 없다면 환자는 늘어날 거고 홍콩 의료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가 있어서 극도로 조심하면서 사는 수밖에 없어요. 


그나마 인터넷이 있고, 배달 시스템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위안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아참, 돈 있으면 마스크도 살 수 있어요. 여기엔 한국산 마스크를 쉽게 구할 수 있어요. 돈만 있으면. 여기에서는 장사꾼들 배를 불려주면 그래도 마스크를 손에 넣을 수는 있답니다. 어차피 너도나도 다 고립되어 있으니 서운할 것도 없고 마스크를 끼고 나가니 꾸미지 않아도 되는 게 편하네요. 다들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잘 버티면서면 하루 속히 획기적인 치료제가 발견되고 상용화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할 수 있는 게 기도밖에 없네요.



#1 프랑스 파리, 윤혜진


여기 프랑스는 3월 17일부터 보름간 전 국민 격리령이 시작됐고 며칠 전 4월 15일까지로 연장됐습니다. 매일 늘어나는 확진자 숫자들 때문에 다들 당연한 결과이고 잘 된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랍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닌 이상 재택근무를 실시하거나 Chômage Partiel라고 회사가 신청하면 정부가 직원 월급을 회사에 환급해 주는 방식을 시행한 회사도 꽤 많아요. 처음 격리가 시작될 때 주변 사람들은 이 시기를 잘 활용해서 평소에 하지 못했던 자기계발을 한다거나 책을 읽으면서 잘 활용하자면서 서로 긍정적인 얘기들을 하면서 버티고 있어요. 의료진도 마스크가 부족한 상태라 일반인은 마스크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나이가 있거나 지병이 있는 사람들은 외출을 매우 삼가고 있고요. 다들 부모님들한테 절대 나가지 말라고 단속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곳은 온라인 쇼핑이 일반화되어 있질 않아서 마트 가서 장을 보는데 어려움이 있지요. 그래서 가족이나 주변 이웃들이 나이 드신 분들만 사시는 집에 대신 장을 봐 주기도 한답니다. 


장을 보거나 약국 방문, 조깅 및 반려견 산책 등의 이유로 잠깐씩 외출할 수는 있는데, 외출 전에 신상명세와 날짜, 시간을 적은 증명서를 지참해야 합니다. 없으면 벌금을 물어야 하고요. 산책도, 운동도 집에서 반경 1km 이내 1시간만 가능한데 이런 세부 규정들은 상황에 따라 좀 더 강화될 수도 있다고 하고, 다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격리가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다들 사재기를 하는 통에 어느 마트를 가도 마스크 안 쓴 사람들로 가득해서 무서웠는데 요즘은 그때보다 훨씬 한산해졌네요. 그런 면에서는 한산한 요즘이 편하다고들 하지요. 


방송에서는 매일 같이 주기적으로 코로나 관련 행동 지침을 알려 줍니다. 열이 나거나 기침이 나면 집에서 잘 쉬어라. 주치의에게 전화로 문의해라. 만약 숨을 쉬기가 어렵다고 느껴지면 즉시 응급 진료 서비스 15번에 전화해라. 현재는 의료진과 검사 장비 부족으로 확진자의 가족들도 증상이 없는 한 검진하지 못하는 상태랍니다. 확진자도 집에서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처지니까요. 한국처럼 추적 관리가 전혀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전 국민 격리 밖에는 답이 없는 거지요.  


회색빛 유럽의 겨울 하늘이 지나가고 이제 하늘도 들판도 예뻐졌는데 눈으로만 즐겨야 되네요. 그래서 이 생활이 더욱 답답하게 느껴지긴 합니다.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웃들끼리, 친구들끼리 서로 재미있는 영상들을 공유하고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고. 그렇게 서로에게 독려하고 있지요. 한국은 유럽과 달리 코로나 바이러스 통제/관리가 잘 되고 있으니 한국에 계신 분들 모두 힘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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