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책방]뭉근 마음 다독이는 가을의 편지, 『나는 심리치료사입니다』

책과 책방 특집호 #8

THEME : 이 계절의 책



책방 그렇게 책이 된다에서 고른 이 계절의 책 : 『나는 심리치료사입니다』, 메리 파이퍼


“마음이 아픈 분들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하며 방법을 제안하는 메리 파이퍼의 삶이 수리 작가님과 조금은 맞닿아 있는 것 같아 이 책을 고르게 되었어요.”


지난 6월, 서점 행사 관련하여 한 작가님과 연락이 오갈 때였어요. 사례로 제가 추천하는 ‘책 한 권과 커피 한잔’이면 된다는 작가님의 감사한 마음에 고심하며 책을 고르게 되었죠. 가지런히 눌러 쓴 글자 속에 진심이 전해지길 바라면서요.  



『나는 심리치료사 입니다』는 저자 메리 파이퍼가 30여 년 동안 심리치료사로 일하면서 얻은 심리치료의 본질과 삶의 진실이 담긴 책이에요. 겨울부터 가을까지 사계절의 일상을 젊은 심리치료사들에게 보내는 스물일곱 편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프롤로그만 읽어도 그녀의 내면은 타인을 위한 배려로 가득 채워졌구나, 느끼실 거예요. 어려운 심리학 용어와 이론을 앞세워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것부터 한 걸음을 나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주죠. 특히, 이 책의 〈가을〉 부분에 실린 편지를 보면 아래와 같은 문장이 나와요.


“흥미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과 본인 자체가 흥미로운 사람들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는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사건들 그 자체만으로는 특별히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인간 마음의 동기, 욕망, 복잡성을 분명하게 밝혀줍니다. 좋은 이야기들이 건강한 사람들과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병적인 이야기들은 의기소침한 사람들과 의기소침한 문화를 만들어 냅니다.”

 

메리 파이퍼는 내담자들에게 세상을 더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그들이 경험했던 것 중 잊고 지냈던 사소한 것까지 살을 덧붙여 좋은 점으로 이끌어내려고 하죠. 슬픔이 덜 슬퍼지도록. 이 부분을 읽으면서 관점만 달리하면 일상이 즐거워지고 다채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자기 자신을 비관하기보다 이해하고 포용하며 나만의 건강한 이야기를 만들다 보면 내 안에 잠재된 열망이 삶을 더 진취적으로 살고 싶게 만드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우린 모두 독자와 작가의 경계선에 있는 것 같아요. 좋은 기운을 가진 사람의 주변엔 좋은 사람들로 채워진다고 하잖아요.


올 가을 이 책과 함께 진정한 열망을 찾아보는 거 어떠세요?





글/사진 이유리

책의 가치가 누군가에게 발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소개하고 글을 씁니다.

서울 성산동 책방 〈그렇게 책이된다〉

https://www.instagram.com/becoming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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