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 홍콩] 직딩 여행작가의 여행법 #12
홍콩의 럭셔리를 탐하다 by 루꼴


홍콩은 그 어느 메트로폴리탄보다 트렌드가 빨리 바뀌는 곳이다. 대자본은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홍콩을 그 실험장으로 사용한다. 미슐랭을 받은 식당, 118층에 있는 바에서 홍콩의 현재를 체험한다. 쉐프는 인상 좋고 자부심 강한 사람이고, 바 '오존'은 홍콩의 야경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안한다. 도대체 얼마나 더 가야 홍콩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이렇게 변화가 잦은 도시라면, 애초에 그건 불가능한 일일까?

[대만 > 주펀] 떠나 있지만 떠난다 #5
빗속여행의 낭만 by 정인혜


대만의 옛 거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 스펀역에서 사람들은 풍등을 날리고, 마을을 관통하는 철길 위에선 첫사랑의 추억이 담긴 영화가 기억의 힘으로 현실에 재생된다. 주펀에 도착했을 땐 이미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번엔 이름을 잃어버린 소녀의 모험이 환상적인 홍등의 물결 아래 눈에 아른거리는 듯하다. 이 광경을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여행 중 비가 오면 불편하기 그지 없지만, 비가 오기에 오늘의 긴 산책이 더 아름다웠던 거라고 절로 믿어진다.

[일본 > 홋카이도] 바다, 온천, 대나무의 벳푸 #3
철봉을 하려던 것도 감자를 먹으려던 것도 아니었지만 by 윤민영


남편의 고향은 삿포로다. 더위로 난리가 난 한여름에도 삿포로에선 솜이불을 덮어야 할 만큼 시원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리고 작은 경차를 빌려 무작정 동쪽으로 떠났다. 가는 길에 만난 감자 식당은 '시크'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한국 > 서울] 굿바이 플루토 #2
바람 부는 압구정 by 이주호


유하 시인의 『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는 온갖 현대 사회의 욕망을 시어로 파헤친 시집이다. 그 시절, 압구정동은 욕망의 집결지였다. 이젠 '임대'가 붙은 수많은 공실들, 기력을 소진한 압구정을 걷는다.

[유럽 > 슬로바키아] 동으로 가는 길목 #8
유럽에서 '먹고산다'는 것 by 최동섭


'먹고산다'는 말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단순히 돈을 벌어 생활을 꾸린다는 것 이상의 무엇이. 아무리 낭만적인 유럽이라 해도 소속은 있어야 한다. 동유럽에선 아직 그런 기회가 많은 듯하다. 찾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일본 > 교토] 꿈꾸기 좋은 날 #3
여행의 의미 by 정예은


그런 기수가 있다. 남들이 보기에 서로 친하지 않은 것 같고 활동도 거의 없는 기수가. 정작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에, 주위의 우려를 불식하고자 다 함께 여행을 떠났다. 20년마다 새로 지어진다는 이세 신궁으로 말이다. 20년 후에 이 멤버로 다시 이곳에 온다면 궁의 모습은 바뀌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추억은 영원히 이 자리에 남아 우리를 기다릴 테지.

[독일 > 본] 본, 내추럴하게 #8
독일로 돌아가 맥주 by 프리드리히 융


한 달 간 한국으로의 휴가를 다녀왔다. 만나야 할 사람도, 가야할 장소도 많았다. 고향은 우리가 여행지에서 느끼는 '꿈 같은' 곳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좋은 시간에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게 있으니, 독일의 맥주다. 본으로 돌아오자마자 기다리던 친구들을 만났다. 맥주, 맥주, 맥주. 아마 이것과는 절대로 헤어질 수 없을 것 같다.

[한국 > 고성]
춤추는 세계 #7
고성오광대 by 허유미


3년 전 여름, 고성오광대 전수관에서 보낸 일주일은 오로지 춤에만 집중하고 춤만 출 수 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한량과 '싸나이' 사이를 오가는 듯한 고성의 춤은 감정에 솔직하고 마음이 뜨거운 사람들의 특질을 그대로 이어받은 게 분명했다.

무엇보다 고성오관대 전수관의 선생들은 먹고사는 일과 노는 일을 합일하여 사는 멋쟁이였다. 이들의 춤사위는 우리 민족의 본래 모습을 보여주는지도 모른다.

[미국 > 뉴올리언스]
the Stranger  #3
그런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by 별나


마음이 복잡한 시절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또 무엇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 위태로운 줄타기를 계속하며 어른이 된 지금. 막연히 바라던 이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하는 이 시점이 그 시절의 꿈 하나를 이룬 것일까 되돌아 본다. 삶을 여행처럼 살고 싶다. 그것이 불가능한 명제라 하더라도 내가 나를 믿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면 거기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다.

[일본 > 벳푸] 바다, 온천, 대나무의 벳푸 #2
밧줄과 구멍과 맛 by 윤민영


손재주는 타고나는 거라고 한다. 누군가는 한참을 들여다봐도 서툴게 따라할 수 있는 일을 누군가는 곁눈질만으로 슥슥 해내고도 남는다. 일본에서 배우는 죽공예는, 그들의 장인정신에 절로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나, 잘 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자문하게 만든다. 그렇게 어렵게 만든 작품에 '맛'이 있다고 말해 주는 동반자. 아, 그 맛!

[미국 > 뉴올리언스] the Stranger : 나는 다른 곳에서 눈을 떴다 #2
경험의 변주 #2 by 별나


축제 기간의 뉴올리언스에선 어디서나 재즈가 흐른다. 실력이 좋은 이도 있고 그저 그런 이도 있지만 어쨌든 뉴올리언스는 재즈 그 자체가 되는 것 같다. 매일 생굴을 먹고 파우더를 뿌린 도넛을 들고 다니며 여행 같은, 일상 같은 나날을 보낸다. 내가 도시 속으로 스며든다는 감각이 느껴진다.

[유럽 > 슬로바키아] 동으로 가는  길목 #7
유럽 영주권·시민권 취득 후. 그리고… by 최동섭


EU 영주권, 시민권만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새로이 학업을 시작하고, 연어 낚시를 떠나고, 한국인이 없는 땅에서 새로운 사업도 시작해 보고. 어쨌든 상상의 제약을 풀어볼 일이다. 더 즐거운 인생을 위하여.

[일본 > 교토] 꿈꾸기 좋은 날 #2
꿈꾸기 좋은 날 by 정예은


교토를 흐르는 가모가와에 어쿠스틱 밴드가 모인다. 목적은 연습이지만, 그중엔 수다를 떠는 친구도, 낮잠을 친구도 보인다. 마침내 합주가 시작되면 한낮이기에 더 꿈꾸기 좋은 날이라 믿어진다. 이건 말 그대로 청춘의 한 장면이다. 

[캐나다 > 베생폴] 몬트리올에서 보낸 가을 #6
나무, 숲, 안개, 그리고 베생폴 by 신태진


나무, 숲, 안개를 지나 도착했다. 진부하지만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여긴 흡사 동화 같은 곳이라고. 현실과 다른 공기가 흐르는 것 같았던 캐나다 퀘벡주의 소도시, 베생폴의 풍경들.

[유럽 > 조지아] 춤추는 세계 #6
조지아의 전통 춤 by 허유미


조지아의 전통 춤은 강렬하다. 특히 남성들의 춤은 보고 있으면 발가락이 아프고 무릎이 아플 만큼 화려하고 빠르다. 더군다나 진짜 칼과 방패를 들고 추는 군무는 이들이 거쳐온 과정을 연습으로 말해야 할지 훈련이라고 말해야 할지 망설이게 할 정도다.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과 조용한 사람들이 이렇게 격렬한 춤을 추다니. 절로 몸이 들썩거린다.

[한국 > 안성] 굿바이 플루토 #1
콜라 피자 발렌타인 데이, 명왕성은 보이지 않는다지만 by 이주호


위스키, 브랜디, 하이힐, 콜라, 피자, 발렌타인 데이. 노랫말 속 단어들은 내 세계의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짓쳐들어왔다. 그리고 거역할 수 없이 나의 세계가 되었다. 그 노랫말들이 나의 어떤 것을 대변해 줄 수 있는진 모르겠다., 우리 모두 그 의미는 알고 그것을 소비하고 있는지조차. 여기 신해철의 <재즈카페>로 시작하는 또 다른 인문 산책.

[미국 > 덴버]
직딩 여행작가의 여행법 #11
덴버를 가야 하는 열한 가지 이유 by 루꼴


덴버에 도착한 첫날,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 그러나 여행이 다 끝나기도 전에 덴버의 한 시민이 그걸 찾아주었다. 그런 고마운 사람이 사는 곳이기에 덴버가 더 사랑스러웠던 것일까. 그럴 수도, 아닐 수도.

고마운 이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덴버에 가야 할 열한 가지 이유를 꼽아보았다. 우리가 사는 곳은 미국이 아니기에, 전형적인 미국 도시인 이곳을 찾을 이유는 충분하다. 『길 위에서』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더욱 더.

[대만 > 타이베이]
떠나 있지만 떠난다 #4
그해 여름, 올드 타이베이를 걷다 by 미도리


타오위안 공항에 내리자마자 수증기가 눈에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비가 오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남들 다 가는 필수 코스를 마다하고 그저 마음이 끌리는 곳으로 향했다. 예술인 마을, 탄광촌이었다가 고양이 마을이 된 소도시. 기차의 발차는 늦어지고,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그 유속이 너무 느려 때로는 거꾸로 흐르는 기분이 든다. 여름이다.

[일본 > 교토] 꿈꾸기 좋은 날 #1
별이 바람에 스치우는 날 by 정예은


아름답고 화사한, 그러면서도 고즈넉한 도시 교토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두 시인의 흔적이 남아있다. 교토 도시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는 정예은은 일이 잘 풀리지 않는 하루의 위안을 시인의 싯구에서 찾는다. 가끔, 아무것도 되지 않는 그런 날, 우리는 하늘을 올려다봐야 한다. 바람이 별을 스친다.

[아일랜드 > 더블린] 춤추는 세계 #5
아이리시 댄스 by 허유미


겨울의 유럽은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자칫 하루의 반을 술집에서만 보내야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아쉽지 않은 건 아일랜드의 술 문화가 한국과 많이 닮아있기 때문. 그때, 술집에서 공연이 펼쳐진다. 우리에겐 '탭 댄스'로 보이는 재빠른 발동작이 아일랜드에 '아이리시 댄스'가 있음을 상기시킨다. 아, 해가 져도 춤을 보면 되겠군!

[일본 > 벳푸] 바다, 온천, 대나무의 벳푸 #1
우린 단지 스쳐간 인연이었을 뿐인데 by 윤민영


3년 전 스쳤던 도시에 터를 잡고 살게 될 줄은 몰랐다. 그것도 대나무 공예를 하면서. 여행을 하며 만났던 벳푸는 관광객보단 오랜 생활의 냄새가 풍기는 곳이었다. 그곳의 시큰둥함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덴 며칠이면 충분했다.

[크로아티아 > 자그레브] 카페 미야 #12
실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 by miya


어떻게 보면 쓰레기나 다름 없는 물건들이 박물관이란 이름 아래 전시되어 있다. 누군가 이별하며 남은 물건이 모인 이곳은 '실연 박물관'. 중요한 건 물건이 아니다. 그 물건에 얽힌 사람의 이야기다. 실연은 모두에게 아프다는 진실.

[한국 > 정선] 무덤 만담 #5
비극에 몰입해 살아간다 by 이주호


일연의 삼국유사에 나타나는 자장율사의 죽음은 비극적이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권력 역학과 인간 한계의 시사점을 던지며 자장율사는 깊은 산속에서 명을 다한다. 깨달음,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기에.

[일본 > 오카아먀, 돗토리, 히로시마현] 떠나 있지만 떠난다 #3
일상에서는 느끼지 못했을 여운 by 미도리


생각보다 넓은 일본에선 현과 현을 이동할 때 거의 하루를 고스란히 기차에서 보내기도 한다. 일본에 살며 일본을 여행할 때 좋은 점은, 어떤 흐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주요 도시에 매혹되어 쉽게 떠나지 못했던 소도시로 미도리가 떠났다. 그녀는 작은 바닷가 마을을 좋아한다고 한다.

[미국 > 뉴올리언스] the Stranger : 나는 다른 곳에서 눈을 떴다 #1
경험의 변주 #1 by 별나


작년 이맘때만 해도 수도권에 있는 동네 이야기를 글로 썼는데, 눈을 떠 보니 어느새 미국에 와 있다. 여행이 아니다. 이제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아직은 이방인에 불과하지만, 매일 한가로운 날들이 이어지는 이 느낌이 좋다. 나는 여기에 녹아들 수 있을까, 아니면 영원히 이방인으로 남을까. 뉴 올리언스로 가는 짧은 여행이 그 첫 번째 답일지 모른다.

[캐나다 > 퀘벡 시티]
몬트리올에서 보낸 가을 #5
두 번 여행하는 법에 관하여 by 신태진


사람마다 이유 없이 끌리는 장소가 저마다 다르기 마련인데, 브릭스 에디터에게는 '식료품점'이 바로 그런 곳이다. 이국적인 패키지, 오래된 진열장, 어떤 장식 같은데 실은 누군가의 생활에 쓰이고 있다는 이질감이 식료품점을 매력적으로 만든다. 퀘벡 시티에 있는 한 식료품점도 그랬다. 그곳을 생각하면 도시 전체가 한 점에서 솟아오르는 느낌이다. 그 환기가 두 번 여행하는 놀라운 특혜를 제공한다.

[슬로바키아 > 브라티슬라바]
슬로바키아, 동으로 가는 길목 #6
같은 듯 다른 듯, 브라티슬라바의 아시아인들 by 최동섭


외국에서는 동향은 물론, 피부색이 같은 사람만 만나도 반갑기 마련이다. 잘은 몰라도 좀 더 익숙한 언어, 오랜 세월 문화를 공유하며 쌓인 어떤 정. 국적이 다르다 하더라도 아시아인을 만난다는 건 힘든 타지 생활에 기운을 불어넣는다. 슬로바키아의 최동섭이 만난 브라티슬라바의 아시아인들. 하는 일도, 국적도 제각각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된다.